문 대통령, 27일 정상회담 후 트럼프와 통화
5월초 한중일, 6월엔 북중 회담 예정
‘한반도 비핵화’ 릴레이 외교전 치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중순 한미 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됐다. 또 한일ㆍ한중일 정상회담이 5월 초로 준비되고 있고, 북미ㆍ북중 정상회담도 5, 6월 사이에 추진되는 등 남북 정상의 역사적 판문점 회담 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정상 간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시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 시간 동안 만났다”며 “두 사람은 (5월 말 혹은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어 “한미 정상이 남북 정상회담 직후 전화통화를 갖고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은 내달 중순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그 정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입장 및 발언 등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5월 중순 미국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 로드맵과 종전(終戰)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방안을 논의한다. 5월 말 이후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진행 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남북 간 협의 내용을 놓고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기 위해 전화통화보다는 직접 대면해 만나는 게 훨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 방미하기로 한 것”이라며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과 중국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5월 초 한중일 정상회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도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한일ㆍ한중 정상 간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3월 말 김정은 위원장과 깜짝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6월 중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미 CNN 보도가 지난 18일 있었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중국도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 후 추가 남북 정상회담이나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봄부터 여름 이후까지 한반도의 명운을 건 외교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선발대는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을 찾아 남북 정상회담 공동 리허설을 진행했다. 26일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상회담 수행단 6명이 모두 참여하는 최종 리허설이 예정돼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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