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2.6%... 0.8%p 하락
비급여 팽창 ‘풍선효과’ 원인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에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도 비급여 진료 증가 속도가 이를 앞지르는 ‘비급여 풍선효과’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2.6%로 집계돼 2015년 63.4%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는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건강보험보장률은 전체 의료비(미용성형수술, 개별검진, 예방접종, 한약첩약, 일반의약품 구입비 등은 제외)에서 보험자부담금(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보장률이 낮을수록 환자가 내야 하는 비용(비급여 비용+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크다.
4대 중증질환(암, 희귀난치성 질환,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의 보장률은 80.3%로 전년(79.9%) 대비 0.4%포인트 증가했지만, 나머지 질환의 보장률이 58.5%에서 57.4%로 1.1%포인트 떨어진 것이 전체적인 보장률을 끌어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10년 전인 2006년에도 64.5%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의료기관 등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많게는 매년 수조원씩 늘어나고 있음에도 보장률이 정체 상태에 머무는 것은 비급여 진료비 규모가 함께 늘고 있어서다. 2016년 건강보험공단이 지출한 재정은 48조9,000억원으로 전년(44조원) 대비 11.0%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비급여는 11조5,000억원에서 13조5,000억원으로 17.0%나 늘어났다.
2006년(건강보험 재정 지출 21조원ㆍ비급여 진료비 4조4,000억원)과 2016년을 비교하면 이 기간 건강보험 재정은 132.9% 증가한 반면 비급여 진료비는 206.8% 불어났다.
건강보험 재정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비급여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면 보장률 측면에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어 비급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건강보험공단의 설명이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에 편입시키는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면 전반적으로 보장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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