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모터쇼로 불리우는 ‘2018 오토차이나(이하 북경모터쇼)’이 25일과 26일 진행되는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2018년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비단 압도적인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규모로 평가 받지 않는다. 물론 연간 3,000만대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고성능 차량부터 다양한 친환경 차량 등 폭 넓은 스펙트럼 또한 담고 있어 이목을 끄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을 흡수,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의 위상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다양한 개발, 생산 경험을 앞세우며 이제는 ‘수출’을 고려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니 이제는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2018 북경 모터쇼의 개막을 하루 앞둔 4월 24일, 북경 모터쇼는 어떤 모습일까?
D-1, 미디어들의 전쟁
개막을 하루 앞두고 행사장을 찾아 미리 미디어 패스를 수령하기로 했다.
수 많은 기자들이 이미 줄을 서서 자신의 등록,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패스 수령에는 시간이 걸렸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국내에서 펼쳐지는 서울모터쇼나 부산모터쇼의 ‘일반 관람 개장’ 직전의 대기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패스를 수령하고 오후에 미디어 등록처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등록처 주변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대륙의 스케일’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이번 북경 모터쇼에서는 한국에서 8명 정도의 기자들이 출장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내 미디어들과 해외의 미디어들이 뒤섞여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시장이나 다름이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일부 진행 요원을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다.
참고로 이때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번역 어플리케이션’이다. 생각보다 번역 정확성도 좋고 현지 관계자들도 번역 어플리케이션 화면을 들이대는 외국인을 결코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정신 없는 행사장
미디어 패스를 목에 걸고 행사장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중국이라 그럴까? 공교롭게도 미디어 패스를 패용한 상태라면 일부 전시홀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어쩌면 ‘보안 요원’이 기자의 출입을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일부 부스의 경우에는 아직 구조물 및 시설 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 구역에는 안전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이들의 출입을 금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부스의 경우에는 미디어 컨퍼런스의 이벤트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차량 소개 프리젠테이션의 영상 테스트 등 다양한 모습으로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그 순간 이해 못할 중국어가 귀에 꽂힌다. 그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촬영하지 말라’는 내용일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카메라를 다시 가방 안으로 넣었다.
그런데 또 몇몇 부스는 자신들의 차량을 다 공개하고는 촬영을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어떤 부스들은 완벽한 보안을 위함인지 부스 전체에 벽을 세우고 출입구에 보안 요원을 세워 완벽하게 통제하는 모습이었다.
행사장 주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개막이 바로 내일인데 행사장 외부에 자리 잡을 ‘특설 부스’들은 여전히 공사 중이고, 많은 인부들이 망치질을 하고 수치를 재며 설계 대로 부스를 만드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들이 한 가득 쌓였다.
실제 이 폐기물들을 적재한 차량은 ‘과연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넓은 공간, 그리고 그 만큼 넓은 부스
한국에서 북경 모터쇼 출장을 앞두고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 가장 큰 적정 중 하나가 전시 공간이 지나칠 정도로 넓다는 점이다. 이미 일본의 도쿄 오토살롱이나 대규모 모터스포츠 이벤트 취재 등을 다녀왔지만 중국의 스케일은 확실히 걱정되고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북경 모터쇼의 전시 규모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실제 완성차 및 부품 업체 1200개가 참가해 신차 135종을 비롯해 총 1,000여대 차량들이 전시된다. 정말 거대한 규모다. 그리고 이를 보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다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부스의 기본적인 공간이 넓은 편이고 또 부스와 부스 사이의 간격이 제법 넉넉한 편이다. 물론 이 공간 마저 관람객들로 가득 채운다는 것이 큰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시장 최적화 vs 럭셔리 전략
북경 모터쇼에 참가한 브랜드들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정확히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바로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선보이거나 중국의 부호들을 집중시킬 럭셔리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다.
시장 최적화 전략에 부응하는 모델로는 단연 엔씨노(중국형 코나)를 앞세운 현대차와 KX3, KX5 등 중국 특화 모델을 선보이는 기아차 등이 예가 된다. BMW 역시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X3를 선보이는데 이 역시 시장 최적화의 행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럭셔리 전략은 단연 화려하고 강렬한 차량들의 대행진이 펼쳐진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르 필 루즈(Le Fil Rouge) 컨셉을 제시하며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럭셔리 크로스오버 컨셉인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얼티메이트 럭셔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GM은 뷰익의 고성능 SUV, 뷰익 인스파이어 컨셉 등을 선보이며 폴스타는 고성능 쿠페, 폴스타 1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브랜드들
북경 모터쇼의 화두 중 하나는 역시 중국 내 브랜드들의 발전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부스를 둘러보며 수 많은 내수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어딘가 ‘짝퉁’스러운 느낌을 가진 브랜드들도 있지만 이제는 자체적인 행보를 명확히 걸어가는 브랜드들이 더 많아 보였다.
게다가 디자인의 발전 속도나 파워트레인의 셋업 및 패키징 등에서도 확실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일본 브랜드들이 국산 브랜드들의 발전을 우려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중국 브랜드들의 발전을 우려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둥펑자동차,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해 지리, 체리 등 거대한 중국 내 자동차 그룹들이 합작, 협력, M&A 등으로 얻은 유산이 이제는 그들의 무기가 되었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2018 북경 모터쇼는 25일과 26일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오는 5월 4일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