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최근 여비서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강성권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예비후보가 등장하는 포스터 형식의 게시물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물의 ‘노무현, 문재인에게 배웠습니다’라는 문구가 마치 폭행 등 위법 행위를 두 전ㆍ현직 대통령에게 배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24일 오후 공식 페이스북에 강 전 후보의 사진이 담긴 게시물과 함께 “뭘 보고, 뭘 배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글 아래에는 ‘강성권’, ‘더민주’, ‘예비후보’, ‘여비서성폭행’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렸고, 그 아래에는 강 전 후보의 폭행 의혹을 다룬 기사 링크가 첨부됐다.
앞서 지난 23일 밤 강 전 후보는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선거캠프 여비서와 말다툼을 벌이다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런데 강 전 후보의 혐의가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임에도, 과거 강 전 후보 발언이 담긴 게시물과 “뭘 보고, 뭘 배웠습니까?”라는 글을 함께 올려 일각에서는 ‘무리한 엮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게시물에 “(강 전후보의 잘못은)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이런 식의 포스팅은 바른미래당답지 않다”며 “비판도 냉정하고, 냉철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노무현재단과 더불어민주당에 (이 게시물을) 제보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수도권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예비후보도 “(게시물이) 문재인, 노무현 쪽으로 (잘못을) 몰아가려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박천욱 바른미래당 홍보국장은 24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강 전 후보가 SNS에 올린 게시물을 그대로 퍼온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강 전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 자원봉사자로 선거를 도왔고, 2012년부터 당시 문재인 의원실에서 비서관, 보좌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그는 이런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노무현 문재인에게 정치를 배웠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만들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었다.
박천욱 홍보국장은 “우리가 포스터를 만든 거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강 전 후보의 인스타그램에서 (그대로) 가져온 사진이기 때문에 (게시물을) 내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대통령을 거론한 건 우리가 아니라, 강 전 후보”라며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비하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강 전 후보의 비서 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이날 당 윤리심판원에 제명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입장자료를 내고 “강 전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해당 지역은 후보 재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