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AI)이야말로 가장 게임을 창의적이게 만들어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강대현 넥슨 부사장은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기조강연에 나서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업계가 스스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와 딥러닝 등 새로운 기술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게임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점들을 짚어내고 있다. 강 부사장은 “내가 쓴 글의 오자를 스스로 발견하기 어렵듯, 게임 개발자들의 무의식 중에 있는 편견이 게임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낸다”면서 “빅데이터와 AI는 인간의 편견을 깨고 사고를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시로 든 것은 ‘캐릭터의 특정 직업만 겪는 난이도 문제’다. 넥슨 측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캐릭터가 특정 직업을 가졌을 때 유난히 평범한 퀘스트(게임에서 주어지는 임무) 조차 어려워하고 게임 자체를 이탈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강 부사장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기 전에는 5년 넘게 발견할 수 없었던 문제”라면서 “원인은 게임을 시작하는 위치가 남들보다 목적지에 가깝다는 사소한 이유일 뿐이었지만, 전문가들의 눈으로는 그간 알아낼 수 없었던 문제점이었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단순히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각각 이용자들이 어떤 면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이용자는 남을 도와주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고, 또 다른 이용자는 팀보다는 개인으로 움직였을 때 더 게임을 즐긴다. 이 때 각 이용자의 스타일에 적합한 게임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까지가 개발자들의 역할이라는 것이 강 부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용자 개개인이 최선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여주고, 최악의 경험을 피하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AI와 빅데이터와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빅데이터로부터 힌트를 얻어 AI로 문제점을 극복하는 기술들을 개발해 전체 게임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 실력이 정체기에 있을 때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게임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시스템, 사소한 게임 오류를 빠르게 발견해낼 수 있는 시스템 등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강 부사장은 “넥슨의 실용주의 문화를 적극 활용해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기술이 아닌 실제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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