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관도 찾아 위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대거 숨지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복세인 북중관계에 사고가 돌발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단속하려는 의도로 짐작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23일 오전 6시 30분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 사고로 중국 관광객들이 인명 피해를 본 데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ㆍ정부, 피해자 유족들을 위로하고 “최대의 성의를 다해 후속 조치들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 매우 가슴 아프다”며 “혈육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통절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저녁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했다고 북한 공식 매체가 보도한 건 처음이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국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를 북한 매체가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28일 집권 뒤 처음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하고 양국 간 교류ㆍ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후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도 지난해와 달리 환대하는 등 북중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 와중에 사고 조치가 미흡할 경우 중국인들 사이에서 대북 정서가 다시 나빠지고 중국인 관광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 당국이 고려했을 공산이 크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22일 저녁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이 탄 버스가 전복돼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하고 중국인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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