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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라면시장… 컵라면이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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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라면시장… 컵라면이 ‘구세주’

입력
2018.04.23 17: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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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속에서도 용기면만 성장세

“이미 성숙기 접어든 일본에선

용기면 시장 규모가 봉지면 2배”

농심 '양념치킨 큰사발면'. 농심 제공
농심 '양념치킨 큰사발면'. 농심 제공

마이너스 성장 위기에 처한 라면 업계가 타개책으로 용기면(컵라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1ㆍ2인 가구의 급증과 함께 편의점 라면 매출이 대형마트를 넘어서고, 용기면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업계 판도도 봉지라면 중심에서 용기면으로 바뀌는 추세다.

23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곳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1조9,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3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2016년 연 매출 2조원대를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4개사 모두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

라면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대형 히트 상품이 나오지 않는 데다 라면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체한 라면 시장에서도 용기면 만은 급성장세다. 전체 라면 시장에서 용기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9.2%에서 지난해 37.4%로 8.2%포인트나 뛰었다. 판매액도 2011년 5,400억원에서 6년 만에 46% 증가한 7,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라면 매출 비중에서 용기면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의점(25.2%)이 처음으로 대형마트(24.1%)를 앞지르기도 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라면 업체들도 용기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용기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삼양이다. 지난해 불닭볶음면큰컵의 인기에 힘입어 연말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출시했는데, 이 라면은 올 1분기 주요 편의점 용기면 판매량 순위 1, 2위에 오르고 출시 석 달 만에 3,600만개가 판매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질세라 육개장 사발면으로 편의점 용기면 판매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농심은 23일 양념치킨 소스에 라면을 비벼먹는 ‘양념치킨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진라면, 굴진짬뽕 등에 이어 국물 형태의 모든 용기면을 전자레인지용으로 바꾸겠다며 용기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들도 자체 브랜드(PB) 용기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연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보다 성숙기에 도달한 일본 라면 시장은 용기면 시장 규모가 봉지면 대비 2배에 달하는데 국내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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