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미국산 수입 안돼
대장균 감염 가능성 낮아
미국에서 로메인 상추 섭취로 인한 장출혈성 병원성 대장균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미국산 제품이 유통되지 않아 미국과 같은 대규모 감염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관계자는 23일 “올해 국내에 유통되는 로메인 제품 중 미국에서 수입된 물량은 없다”며 “국내 유통 제품 다수는 국내산이어서 안전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로메인 섭취로 국내에서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메인은 샐러드로 즐겨 먹는 생식 채소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로메인으로 인해 장출혈성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된 환자가 보고됐고, 최근까지 16개주에서 60여명이 넘게 감염됐다. 특히 식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ㆍ일명 햄버거병) 환자도 5명 이상 발견돼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섭취 중단 권고를 내린 상황이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동물의 대장에 서식하는데, 보통 육류를 익혀 먹지 않아 감염된다. 최근 들어 동물 분변에 오염된 용수로 길러진 채소에서도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2011년 독일에서 유기농 새싹 채소를 매개로 HUS가 대규모 유행한 게 대표적이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섭씨 75~85도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채소를 충분히 익히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지만, 날것을 먹을 때는 수돗물에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채소나 과일도 동물의 분변 등 세균이 묻을 수 있는 만큼 염소 소독액이나 식초 등에 5분 이상 담근 후 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