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 파이프ㆍ그물로 연결 저항
경찰 해산 과정서 10여명 부상
국방부가 23일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ㆍ사드) 기지에 공사용 자재와 장비를 실은 화물트럭과 덤프트럭 등 차량 22대를 반입했다. 경찰 해산 과정에 주민 등 10여 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날 3,000여 명을 동원해 오전 8시 12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진입로를 막고 있던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 등 200여 명을 3시간여 만에 강제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이 부상했고 5, 6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해산 과정에서 주민 일부는 차량 안에, 나머지는 밖에 서거나 앉아서 폴리염화비닐(PVC )파이프로 서로서로의 팔을 연결하고 그물로 몸을 묶은 채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맞섰다.
경찰은 1시간여 만에 170여 명을 도로 밖으로 연행했다. 주민 20여명은 차량 2대에 탑승하거나 자신들의 몸을 차량에 연결해 저항하기도 했다. 경찰은 차량 이동용 특수장비인 ‘포지션잭’을 이용해 차량 자체를 들어 옮기는 방법으로 2시간여 만에 도로 밖으로 이동시켰다.
경찰은 앞서 22일 저녁 지난 12일 첫 선을 보인 격자형 알루미늄 구조물을 미리 압수했다. 당시 경찰은 새벽부터 해산에 나섰으나 격자 안에 들어가 버틴 반대단체회원들을 해산하는데 실패했다.
국방부는 통로가 확보되자 11시25분쯤부터 마을 밖에서 대기하던 장비 반입을 시작해 10여분만에 완료했다.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4명이 나와 양측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상황을 지켜봤다.
국방부는 "현재 시급한 성주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어 경찰과 협조해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반대단체 측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간 것은 국방부”라며 “앞으로 있을 책임도 평화협정을 앞두고 무리하게 사드기지 공사를 강행한 국방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사드기지 마을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은 지난해 3차례이고 올해는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겨울 공사를 위해 장비와 자재를 반입한 바 있다.
성주=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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