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삼성지회(옛 에버랜드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삼성그룹의 노동조합 파괴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재고소ㆍ고발했다.
삼성지회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23일 오전 10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재고소ㆍ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대상은 이 회장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총수 일가와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ㆍ삼성경제연구소ㆍ에버랜드 소속 임직원 등 39명이다. 이들은 노사파괴 전략을 만들어 실행하고(부당노동행위) 노조원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백과사전을 만들었다는 의혹(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받고 있다.
앞서 삼성지회는 2013년 노조 와해 전략이 담긴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근거로 이 회장 등 관계자 36명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2015년 문건을 삼성이 작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삼성지회는 고용노동부와 검찰의 ‘삼성 감싸기’로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며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촉구서도 이날 함께 제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국회 및 법원에 보고할 때 불법파견의 증거로 해석될 만한 사실을 고의로 누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삼성인력개발원 임원이 삼성경제연구소에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고서도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3년 당시 검찰과 고용노동부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노사전략 문건을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면서 “검찰은 반드시 삼성 최고위층까지 수사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우 민변 삼성노조파괴대응팀장은 "삼성그룹의 공식적인 무노조 경영 폐기선언과 후속조치 시행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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