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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북한에 원자로용 흑연 생산 공장 의심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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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북한에 원자로용 흑연 생산 공장 의심 시설”

입력
2018.04.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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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공개한, 북한 청수지구의 고순도 흑연 생산 공장 의심 시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공개한, 북한 청수지구의 고순도 흑연 생산 공장 의심 시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비밀 시설에 대한 서방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원자로 건설이나 미사일 제조에 쓰이는 순도 높은 흑연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영변 원자력 단지에 새로운 시설을 짓고 있다는 지적이 북한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시설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비밀리에 진전시킴과 동시에 해외에서 수익을 벌어들일 만한 무기용 상품 생산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전날 발행한 보고서를 인용, 북한 평북 삭주군 청수지구의 한 붉은 지붕 건물을 의심 시설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이 공장이 원자로용 흑연의 생산 공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분석가들은 정통한 소식통과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청수지구에 있는 옛 화력발전소를 7년여에 걸쳐 개조했으며, 입구에는 엄격한 보안 시설도 설치했음을 확인했다.

이 보고서는 당장 해당 시설이 흑연 공장임을 증명할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ISIS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는 다수의 증거가 북한이 흑연 생산에 흥미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특정 공정 과정을 통해 순도가 높아진 흑연은 원자로와 미사일 부품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는 “일례로 북한은 이미 흑연 생산공장을 갖고 있고, 지난 몇 년 사이 흑연 생산을 위한 새 장비를 사들이는가 하면, 첨단 흑연생산 기술을 이전 받기 위해 중국으로 과학자들을 보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북한이 원자로용 흑연의 국제 판매를 위해 선정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용 소책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우리가 해당 공장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동향이 북한의 '진심'을 판별하는데 결정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올브라이트는 “이런 예만 보더라도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핵분열 물질, 핵 관련 제품 확산을 막기 위해 분명하고 증명 가능한 북한의 의지를 받아낼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이 원자로용 흑연을 수출하기 위한 소책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북한이 핵 동결을 하더라도 보유한 물질을 비밀리에 해외로 넘길 수 있다는 의심을 유발한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2007년 이스라엘 전투기에 의해 파괴된 시리아 원자로를 설계한 핵심 주체가 북한이었다고 지목한 바 있다. 북한은 이란이나 미얀마 등 다른 해외 집단에도 미사일을 수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의 대북 전문매체인 38노스도 최근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보강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변에서 5메가와트(㎿) 실험용 원자로의 냉각탑 부근 강둑을 따라 새 굴착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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