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투런포 등 4타점
두산전 싹쓸이 패 위기서 팀 구해
로저스는 친정 한화 상대로
1실점 막고 693일 만에 완투승
KIA 김주찬(37)은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기다림과 싸웠다. 시장 분위기가 베테랑 선수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면서 원 소속팀 KIA와 긴 줄다리기를 했다. 그래도 지난 시즌 팀의 주장으로 통합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3년(2+1년) 총액 27억원에 도장을 찍고 잔류했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감안할 때 성공적인 계약이었다.
김주찬은 구단의 대우에 실력으로 응답했다. 그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KIA는 김주찬을 비롯해 로저 버나디나의 솔로포, 나지완의 2점 홈런 등 장단 22안타로 대거 12점을 뽑아 두산에 14-4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번 주 타율 0.400 2홈런 7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던 김주찬은 두산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리턴매치에서 싹쓸이 패배 위기에 몰릴 뻔 했던 팀을 구했다. 1회초 1번 김선빈의 2루타와 2번 버나디나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상황에서 상대 선발 유희관에게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또 9-0으로 앞선 5회초 1사 2ㆍ3루에선 중간 계투 변진수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쳐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KIA 벤치는 승부의 추가 기울자 6회말 수비에서 김주찬을 서동욱으로 교체했다.
친정 팀 한화를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만난 넥센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개인 통산 6번째 완투승을 올렸다. 지난달 24일 넥센과 시즌 개막전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의 헬멧을 글러브로 치고, 주자를 견제사로 잡은 뒤 자신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상대를 자극하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한화 선수단에 항의를 받았던 로저스는 이날 진지한 자세로 공을 던져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9이닝 동안 투구 수 100개로 안타 5개를 내주고 1실점으로 막아 팀의 10-1 승리를 이끌었다. 로저스의 완투승은 한화 시절이었던 2016년 5월29일 대전 롯데전 이후 693일 만이다. 로저스는 “오랜 만에 완투를 해서 기분이 좋다”며 “7회 이후 장정석 감독님이 투구를 이어갈지 물었는데, 투구 수 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더 던지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화를 다시 만나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없었고, 넥센 선발로서 하던 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는 KT가 삼성을 6-4로 제압했고, 창원에선 LG가 NC를 5-4로 따돌렸다. SK는 부산에서 롯데를 10-4로 누르고 2연패를 끊었다. 대전=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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