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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조양호 회장, 집무실 방음공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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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조양호 회장, 집무실 방음공사 논란

입력
2018.04.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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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19일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재훈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19일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서재훈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에도 이렇다 할 입장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최근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전무의 막말ㆍ고성 논란에 사과하기보다, 오히려 비슷한 악재를 막기 위한 보안에 더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눈총도 높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선 조 회장이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무가 본사 6층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폭언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후, 큰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의 방음공사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 서울 공항동 본사 7층 회장실을 포함한 중역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점검을 한 적은 있지만 방음공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양호 회장의 침묵이 길어지는 데 대한 비난여론도 차츰 고조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공분을 샀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논란 발생 일주일 만에 한진 계열사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사태 수습에 나선 조 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에선 조 전무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 외엔 사건 발생 열흘이 되도록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조 회장의 침묵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잘못을 인정했다가 불리한 상황에 몰릴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관세청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관세 탈루 혐의를, 국토해양부는 미국 국적의 조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가 된 점을, 경찰은 조 전무의 갑질 파문을 조사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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