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산업 매년 8% 성장… 300억달러 규모로
만성 피로가 표준 된 현대사회서 명품 산업 등극
수면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면 패턴을 분석해 주는 스마트 기기와 빗소리나 파도 소리 같은 백색소음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백색소음기., 바이오세라믹 성분이 함유된 잠옷 까지 ‘꿀잠’을 위한 관련 상품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본적인 침구류부터 수면 컨설턴트에 이르기까지 수면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발간된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산업은 매년 8%의 고성장을 지속해 3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커졌다.
수면산업의 호황은 그만큼 수면장애를 겪는 현대인들이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가디언은 영국에서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14세 이하 어린이의 숫자가 지난 10년간 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세계 각국의 성인 평균 수면시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 적정 수면시간 7~9시간과 거리가 멀다. 미국수면재단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영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49분, 일본은 6시간 22분이었다.
신문은 이 같은 수면 부족의 원인으로 휴대전화와 태블릿PC의 영향을 꼽았다. 화면에서 나오는 파장이 숙면과 연관된 멜라토닌 호르몬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또 모바일기기 보급으로 일상 속 업무 연속성이 증가해 수면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수면장애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영국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질 낮은 수면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 수치를 늘릴 수 있다”는 미국 국립보건원 에산 쇼크리 코조리 박사팀의 연구 결과를 전한 바 있다.
수면장애는 사회적 손실로도 이어진다. 영국 런던 헐트 국제경영대학원의 비키 컬핀 교수는 지난 2월 수면 부족으로 인한 결근으로 영국에서 매년 20만 근로일(working days)이 상실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액수로 환산하면 연간 400억파운드의 손해다.
이에 따라 기업 차원에서 직원들의 수면 부족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런던에서 불면증 클리닉 ‘수면학교’를 운영하는 가이 메도스 박사는 은행, 법무법인, 광고대행사 등을 상대로 수면 워크숍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는 “기존에는 노동자들에게 덜 자고 더 일할 것을 주문했던 기업들도 이제는 더 잘 자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08년 ‘수면학교’를 시작한 이래 기업 대상 수면 컨설팅이 가장 중요한 사업 부문이 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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