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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회원 추정 ID 10여개, 김경수가 보낸 기사 대부분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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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회원 추정 ID 10여개, 김경수가 보낸 기사 대부분에 댓글

입력
2018.04.21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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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오사카’ 협박 댓글 ID도

링크한 대선 기사에 댓글 남겨

드루킹 추정 ID도 두 차례나 글

수백 건 공감, 댓글 상위권 들기도

여론조작 의심 정황 곳곳 포착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지사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지사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주범 김모(49ㆍ필명 드루킹)씨에게 전송한 인터넷 기사 주소(URL) 10개에 붙은 댓글과 공감에는 김씨 일당의 여론조작 의심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일부 기사 주소에 “홍보해 주세요”라는 메모를 남겼고, 김씨가 이를 받은 뒤 “처리하겠다”고 답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 김 의원에 대한 경찰 조사는 시간문제로 남았다.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정황은 19대 대선 선거운동이 치열하던 지난해 3월13일자 기사 ‘문재인 측, ‘치매설’ 유포자 경찰에 수사의뢰… “강경대응”’에서 두드러진다. 아이디 ‘mapo****’은 “목기춘당 손가혁 일베충들 또 문나잇으로 마무리 하는 시간이구나??”란 댓글을 달아 공감 317개를 받았고, 아이디 ‘leej****’는 “찰스빠 손가혁 악플 다느라 고생이 많네요”라는 똑같은 댓글을 세 차례 달았다. 이 네이버 아이디들은 지난 2월 경향신문의 김 의원 인터뷰 기사에 ‘김경수 오사카’ 등 협박성 댓글을 남겨, 김씨 일당이나 그의 정치조직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씨 본인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tuna****’은 “이런 건 고발하고 강력하게 해야 합니다” “끝까지 신고하고 추적해서 경찰서 소환해주마”라는 댓글을 두 차례 남기며 문재인 당시 후보 ‘치매설’을 퍼뜨린 이들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김씨는 네이버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서 아이디 ‘tuna69’로 활동해왔다.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 댓글로 오사카 총영사 청탁을 압박해 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10여개 대부분은 과거 김 의원이 URL을 보낸 기사 댓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곪은 건 도려내야 새살 돋아… 美도 우리가 운전석 앉길 원해’ 기사에선 역시 ‘김경수 오사카’ 댓글을 달았던 아이디 ‘conc****’이 “이전 정권과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야말로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라고 생각함”이라는 댓글을 달아 공감 254개를 받았다. 또 다른 기사에선 ‘tuna****’가 “더민주가 믿음직스럽습니다. 19대 대통령은 역시 문재인!”이란 댓글을 직접 남겨 댓글 순위 상위권에 들기도 했다. 김씨 일당과 그 조직은 이처럼 댓글 작성과 함께 수백 건의 공감을 달아 베스트댓글 또는 댓글 상단에 올림으로써 유력한 여론인 것처럼 속이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김 의원이 김씨에게 URL을 보낸 기사가 공개되면서 김 의원 의도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게 됐다. 김 의원이 보낸 기사 중 문 당시 후보를 홍보할 만큼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기사는 ‘한 아이돌의 ‘찍덕’이 촬영한 문재인과 표창원의 사진은 매우 감각적이다’ ‘문재인 10분내 제압한다던 홍준표, 文에 밀려’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오히려 ‘주부 62% 비호감’이나 ‘치매설’ 등 문 당시 후보에게 부정적인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기사나, ‘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 “중기·벤처가 만들어야”’처럼 각 후보의 정책을 담아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기사가 주를 이뤘다. 김 의원이 단순히 문 당시 후보를 홍보한 게 아니라 김씨 일당이 댓글 조작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길 바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댓글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추가 정황을 포착해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올해 3월 기사 6건의 댓글에 네이버 아이디 205개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감 수를 최고 794회까지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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