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토종 에이스 장원준(31)이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와 한국시리즈 리턴매치에서 ‘장꾸준’(장원준+꾸준)으로 돌아왔다.
장원준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5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투구를 펼친 그는 팀의 6-4 승리를 이끌며 2승(1패)째를 쌓았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등 기복 없는 투구로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장원준은 올해 시즌 초 부진을 거듭했다. 앞선 네 차례 등판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61로 최악의 출발을 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구위가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뚝심 있게 장원준의 부활을 기다렸다. 김 감독은 장원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자기 모습을 찾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신뢰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장원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의 아픔을 안겼던 KIA를 상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직구(50개) 위주의 투구에 체인지업(15개)과 슬라이더(13개), 커브(8개)를 섞어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 3개를 유도하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유일한 실점은 6-0으로 앞선 6회초에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불리한 볼 카운트 2볼에서 김주찬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장원준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뒤 불펜에 바통을 넘겼고, 계투진이 승리를 지켰다.
장원준은 경기 후 “밸런스가 좋았고, 자신 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포수 양의지의 사인대로 공을 던졌는데 평소보다 직구가 좋아서 직구 위주로 리드했다. 지금의 좋은 밸런스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이 앞선 경기 때 조금 부진했지만 고참답게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사인 훔치기’ 후폭풍 속에 3연패에 빠졌던 LG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NC를 9-4로 꺾고 3연패를 끊었다. LG 선발 헨리 소사는 7이닝 동안 4안타 2볼넷만 내주고 1점으로 막아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넥센은 대전에서 사이드암 투수 신재영의 6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6-1로 제압했다. 대구에선 KT가 삼성을 5-4로 눌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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