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무원칙한 공천” 반발하며 경선포기해 배기철 낙점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청장 공천자로 배기철 예비후보가 20일 결정됐다. 하지만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이날 경선과정에 대해 정종섭(대구동구갑) 국회의원과 당초 단수추천됐던 권기일 예비후보가 2차경선을 포기하고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대구시당 공관위에 따르면 배기철 오태동 윤형구 예비후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배 후보는 21, 22일 권기일 후보와 2차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권 후보가 “납득할 수 없다”며 경선을 포기해 배 후보가 최종 공천자로 결정됐다.
당초 한국당 대구시당 공관위는 권 후보를 단수후보로 추천했지만, 17일 회의를 열고 경선으로 결정을 번복했다. 배기철 오태동 윤형구 3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유선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1차 경선을 실시한 후 이를 통과한 인물이 권 예비후보와 2차 경선을 하는 방식으로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김상훈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최선의 결론을 위해 권 후보 입장에 맞춰 경선의 기회를 주려 했지만 경선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배기철 후보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 후보는 “중앙당도 대구시당 공관위도 단수추천을 번복하고 경선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며 “도무지 원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공천”이라며 결과 발표 전 당사를 떠났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오락가락 논란 끝에 동구청장 공천자를 발표하고도 권기일 후보와 정종섭 의원의 거취에 따라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지역 광역ㆍ기초의원 공천 탈락자들의 항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전영권 김옥란 박종봉 임종우 권오수 노재호 주범석 등 한국당 동구갑 공천신청자 7명과 당원 30여명은 6ㆍ13 지방선거 공천 과정과 결과에 반발해 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종섭 국회의원의 원칙과 명분 없는 막장 공천형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번 공천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에 출마하는 공천신청자들과 면담 한번하지 않고 공천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밀실 야합 막장공천이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시의원 경선 하루 전날인 10일 동구갑 사무국장이 핵심당원 100여명의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특정 후보를 홍보하고, 선거구에 살지 않아 투표권이 없는 사람을 구의원 후보로 공천했다며 막장공천론을 주장했다.
이들은 “동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공천에 혼란을 야기한 점은 한국당은 물론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으로 지역 대표로서의 자질과 자격이 의심스럽다”며 “책임 있는 설명이 있을 때까지 뜻을 함께하는 당원 500명과 함께 중앙당 내용증명, 탈당 등으로 투쟁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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