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수입 금지 고체폐기물 목록을 19일 발표했다. 올 초부터 수입을 막은 폐플라스틱, 폐금속에 이어 내년에는 폐전자제품, 페트병, 폐CD 조각 등 16가지, 그 이듬해에는 폐코르크, 텅스텐 부스러기 등 16가지 폐기물의 수입을 또 막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고체폐기물의 절반을 수입하는 중국이 환경보호를 내세워 시행하는 이 조치로 각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재활용업체들의 수거 거부로 일어난 국내 쓰레기 대란도 중국의 수입 금지와 폐기물 단가 하락 등 예고된 사태에 당국이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탓이다. 연이은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 조치는 자국 쓰레기를 개도국이나 후진국에 떠넘기는 국제거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중국 수출이 어렵다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른 수입국을 찾으려 드는 것은 대증요법일 뿐이다. 우선 국내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을 최대한 국내에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폐기물 재활용산업의 실태를 살펴 채산성 때문에 민간운영이 어려운 부분은, 중앙정부 지원을 받아 지자체가 직접 폐기물 처리를 맡는 수밖에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폐기물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일이다. 한국은 20여년 전 쓰레기 종량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지만, 분류된 폐기물의 효율적 처리나 쓰레기저감 노력에는 소홀했다. 심지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기업논리를 앞세운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하나 둘 완화하는 바람에 비닐, 플라스틱 남용이 일상화했고, 결국 비닐봉지, 플라스틱 사용량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국가라는 오명만 안았다. 지난해 중국의 폐기물 수입 제한 발표 이후 영국은 국가행동계획으로 2042년까지 대체 가능한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겠다고 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썩지 않는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
지나친 플라스틱 사용은 비단 쓰레기 대란만 부르는 게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고 바다 동물, 심지어 인간 생명까지 위협한다. 최근 스페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래 배 속에서 무려 29㎏의 쓰레기가 나와 충격을 주었다. 북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의 몇 배나 되는 플라스틱이 둥둥 떠 있다고 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이를 먹은 바닷고기가 식탁으로 올라와 다시 사람 몸으로 들어가는 악순환을 빚는다. 함부로 쓰고 버리는 비닐, 플라스틱 용품이 결국 우리 건강을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소비자 개개인의 경각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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