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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여전히 작지만 실용적인 존재, 기아 더 뉴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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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여전히 작지만 실용적인 존재, 기아 더 뉴 레이

입력
2018.04.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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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가 새로운 스타일링으로 돌아왔다.
기아자동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가 새로운 스타일링으로 돌아왔다.

단도직입적으로 지난 2011년 기아자동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의 등장은 환영하고 싶은 일이었다. 국내 경차 시장도 레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바디워크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 활동을 하며 자주 오갔던 일본에서는 레이의 ‘원조’처럼 느껴지는 박스형 경차들이 상당히 많으며 스파크나 모닝과 같은 해치백 스타일은 물론이고 SUV 스타일의 경차까지 다양한 차량들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까지도 국내에 출시된 박스형 경차는 레이가 유일하다.

2018년 지금, 레이는 과연 어떤 경쟁력과 매력을 갖췄을까?

감각적인 경차, 더 뉴 레이

지난해 12월, 기아자동차는 레이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더 뉴 레이’를 선보였다. 첫 데뷔 때와 마찬가지로 더 뉴 레이는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강화된 상품성’을 강점으로 제시하며 실용적인 경차, 경차 이상의 공간을 가진 경차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 뉴 레이는 3,595mm의 전장, 1,595mm의 전폭 그리고 1,700mm의 전고로 국내 경차 규격을 가득 채운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최신의 디자인 기조를 반영했다. 실제 더 뉴 레이는 프론트 그릴을 새롭게 다듬으며 그래픽 패턴으로 표현하는 변화를 택했다. 이오 함께 새로운 전면 범퍼 또한 새로 더해져 더욱 팬시한 존재감이 강조되었다.

다만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기존의 레이에 비해 더 뉴 레이스의 전면 디자인에서는 특별한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전장 대비 전고가 높아 보이던 측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와이드 허니콤 패턴을 적용한 테일 게이트 가니시를 중심으로 구성된 후면 디자인과 새로운 바디킷으로 더욱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참고로 새롭게 디자인된 15인치 알로이 휠을 통해 감각적인 이미지에 힘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전고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사실 레이의 전고는 1,700mm으로 어지간한 여성의 키보다 큰 것을 알 수 있다.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려는 선택이라는 것은 잘 이해하지만 그래도 50~100mm 정도만 더 낮췄다면 시각적인 만족감이 더 높았으리라 생각된다.

넉넉한 여유의 실내 공간

더 뉴 레이스의 독특한 비대칭 도어들을 열어 실내 공간을 살펴보았다. 시각적인 요인으로 본다면 사실 기존의 레이스와는 큰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조금 더 세세하게 살펴보면 기존 레이 대비 보다 세련되고 사용성을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성적으로 본다면 사용성과 그립감 등을 개선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새롭게 더하고 센터페시아에는 메탈 베젤을 추가해 시각적, 촉각적인 만족도를 높였다. 한편 이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기어 노브 역시 추가로 더해졌다. 대대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확실히 이전의 레이보다 개선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실내 공간은 더 뉴 레이의 확실한 강점이다. 2,520mm의 휠베이스를 최대한 활용한 실내 공간에 2열 동승석 방향의 슬라이딩 도어를 더해 승하차 및 적재의 편의성을 더했다. 이는 레이 초기부터 꾸준히 인정 받아온 강점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부분이다.

1열 시트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시트 크기가 작게 느껴지고 또 형태로 인해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야나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라 탑승자가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다. 참고로 조수석 시트는 슬라이딩 도어 탑재로 시트에 시트 벨트가 적용된 모습이다.

2열 공간도 상당히 넉넉하다. 작은 차량일수록 2열 공간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 뉴 레이스의 경우에는 경차 규격을 최대로 활용한 설계 덕분에 넉넉한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실제 2열 시트는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어 ‘작은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시트의 착좌감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적재 공간은 2열 시트의 사용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2열 시트를 사용할 때에는 319L의 용량이 확보되지만 실용성에서는 아쉬움이 큰 적재 공간을 살펴볼 수 있으나 2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에는 최대 1,342L의 박스형 공간이 드러나 사용자의 만족감을 크게 끌어 올린다.

완성도를 높인 더 뉴 레이의 파워트레인

보닛 아래에는 기존과 같은 카파 1.0L MPI 엔진이 자리한다. 출력 역시 기존 레리아 차이가 없다. 뉴 레이는 카파 1.0L MPI 엔진의 힘을 빌려 최고 78마력과 9.6kg.m 토크을 내며 4단 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엔진의 조율을 통해 기존 모델 대비 2.4%의 효율성 개선을 이뤄낸 것이 징이다. 이에 더 뉴 레이는 14인치 휠 기준으로 리터 당 13.0km의 공인 연비(*복합 기준)을 달성했다. 참고로 시승 차량은 15인치 휠을 탑재해 12.7km/L의 공인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

실용성의 극대화를 추구한 경차

더 뉴 레이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경차와 소형 트럭을 탄 것 같은 기분의 중간점을 느끼게 된다. 아마 개방감을 위해 대시보드의 높이를 낮춘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시보드의 높이를 조금 더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시트 역시 조금 불편하지만 헤드룸이 넉넉한 점에 만족해야 했다.

시동을 걸어 카파 엔진을 깨우면 엔진의 존재감이 고스란히 실내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기억으로는 스파크나 모닝 쪽이 아주 조금이나마 더 정숙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시트 등을 조절한 후 기어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단도직입적으로 더 뉴 레이의 움직임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도심 주행을 위해 초반 발진은 제법 경쾌하게 구현했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레이로 가속을 해본 이후 ‘차량이 잘 안나간다’는 평을 하는 일이 많은데 이는 감각적인 부분 만이 아니라 실제 수치적으로도 가속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 덕분에 시승을 할 때에도 고속 주행을 하는 코스로는 움직이지 않게 된다. 평소 시승을 할 때에는 차량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지만 더 뉴 레이스는 속도를 조금만 높이더라도 높은 전고, 박스형 차체로 인해 큰 풍절음과 불안감이 느껴져 엑셀레이터 페달에서 힘을 빼게 된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뉴 레이는 고속 주행은 생각보다 불안감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 때에도 높은 전고의 움직임이 느껴질 뿐이지 네 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는 불상사는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경쟁자에 비해 다단화가 부족한 만큼 일상적인 주행에서 RPM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전반적인 주행의 질에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일이 많다. 그래도 제동 성능이나 하체의 움직임 등은 전반적으로 만족감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이고 산길 등을 달리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레이는 데뷔시절부터 효율성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자유로 50km 주행에 나섰을 때에도 그리 만족스러운 수치가 나오진 않았다. 당시 주행 결과 총 35분의 시간 동안 49.1km를 달렸는데 당시 평균 연비가 17.7km/L로 아주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더 뉴 레이의 강점은 드라이빙이나 효율성 보다는 유지의 용이성과 함께 레이 특유의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명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레이의 부족한 주행, 효율성은 충분히 용납될 수 있으리라 본다.

좋은점: 넓은 공간, 경차의 부담 없는 유지비

아쉬운점: 가속력과 효율성 그리고 높은 전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진 또 다른 레이를 기대하며..

더 뉴 레이는 레이가 지금까지 이어오던 자신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가며 아쉬웠던 점을 보완한 모습이다.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강점이 명확하고 꽤 설득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에는 레이 이외에는 아직 자신만의 강렬한 캐릭터를 가진 차량이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 더 많은 ‘또 다른 레이’가 등장하길 바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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