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인지 연구팀
생쥐 전기충격 실험으로 확인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회 지도층의 ‘갑질’로 한국 사회가 시끄러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공감능력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았다. 공감능력 장애를 보이는 자폐증이나 사이코패스, 조현병(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 질환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은 “생쥐에게 전기충격을 주는 관찰실험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특정 유전자(Nrxn3) 돌연변이가 공감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런’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투명한 막으로 분리된 상자 양쪽에 생쥐 한 마리씩을 넣고, 한쪽의 생쥐에게 2초 동안 전기충격을 준 뒤 10초간 휴식을 주는 충격실험을 반복했다. 다른 쪽의 생쥐는 투명한 벽을 통해 이를 관찰하고 공감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이튿날 관찰만 한 생쥐를 똑같은 상자에 넣어 전날 느낀 공포감을 다시 느끼는지 확인했다. 생쥐는 공포를 느끼면 동작을 멈추는 행동을 보인다.
18종의 생쥐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고, 그중에서 한 종류의 생쥐만 실험 당일 느끼고 공감한 공포에 다음 날까지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 생쥐만 특정 유전자(Nrxn3)에 돌연변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의 생쥐들에게도 해당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도했더니 공포 공감 능력이 크게 높아졌다.
신 연구단장은 “공포 공감을 관장하는 유전자의 발견은 인간의 위로, 동정, 이타심 등과 같은 다른 형태의 공감능력 기전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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