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회 파행 이어가면
30년 만의 개헌 기회 물건너가”
“개헌으로 선거 장사하면 안돼
드루킹 사건 특검이 먼저다”
4당 원내대표 토론회서
권력구조 조정 절충 시도도
6ㆍ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23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국회 파행상태가 계속되면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등에 필수적인 국민투표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 개헌도 사실상 물 건너 가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투표법 처리에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내일까지 자유한국당이 국회 파행을 이어간다면 2014년 위헌판결을 받은 국민투표법 개정이 물 건너가고, 개헌 동시투표도 물거품이 된다”며 “30년 만에 모처럼 찾아온 개헌 기회를 잃게 된다”고 국민투표법 심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야당에 촉구했다. 일정상 20일 본회의 통과가 돼야 23일 개정안을 공포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석에 따른 것이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는 기존 20일인 국외 부재자 신청기간을 단축시킬 경우, 개정시한을 최대 7일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을 일주일 더 연장한다고 해도 현재로썬 국회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낮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까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를 국회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헌 저지 의석을 갖고 있는 한국당의 태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경찰청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댓글공작과 여론조작은 국민 마음과 정신을 혼돈스럽게 만든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특검을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4당 원내대표 토론회에서도 “개헌으로 지방선거 장사하려 해선 안 된다”며 “선거 곁다리 개헌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만드는 개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장은 개헌은 물론 국민투표법 처리에도 협조할 의향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때문에 6월 개헌 무산 이후를 염두에 두는 움직임들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도 겉으로는 6월 개헌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그 이후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당도 6월 이후 연내 개헌에 대해서는 여지를 열어 놓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선거법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바른미래당 등 소수 야당들도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협상 중재자로 나설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날 4당 원내대표 토론회에서도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평화와 정의 원내대표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할 방법에 여야가 합의하자”고 절충을 시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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