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ㆍ중과 대출 규제 등 여파
송파ㆍ강동구까지 집값 하락세로
서울 강남4구의 올해 1분기 주택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섰다. 또 강남ㆍ서초구에 이어 송파ㆍ강동구 아파트값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강남권 다주택자들이 대량으로 물량을 쏟아낸 결과다. 시장에선 이른바 ‘강남불패’에 대한 믿음이 당장 허물어지진 않더라도 추가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남4구의 지난달 주택매매 건수는 4,38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증가율이 83.9%로 전국 매매량 증가율(20%)의 4배 수준이다.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한 연초부터 따지면 거래 상승폭은 더 크다. 올해 1~3월 강남4구 주택거래량은 1만1,78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4% 증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초엔 높은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거래가 많았다면 2, 3월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많이 내놓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강남4구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4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강남ㆍ서초구에 이어 송파ㆍ강동구가 지난주 각각 0.01%, 0.02% 떨어졌다. 송파구 아파트 가격 하락은 32주 만이고, 강동구는 30주 만이다. 앞서 서초구는 4월 첫 주에 -0.04%, 강남구는 둘째 주에 -0.01%를 각각 기록하며 하락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집값 변동의 선행 지표인 전셋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강남4구를 포함한 강남권의 지난주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인근 신도시의 신규 공급 증가, 재건축 노후단지 선호도 감소 등의 영향으로 -0.09%를 기록,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4년 넘게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른 상황에서 전셋값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어 강남도 이제 가격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금리 인상과 보유세 이슈까지 터지면 조정 국면이 내년 초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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