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주장
남편과 재직 중인 감사원 거론
USKI에 보낸 이메일 공개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의 부인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USKI)의 방문학자로 가기 위해 직접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논란 끝에 USKI 예산지원이 끊긴 배경에 홍 행정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부인의 갑질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 부인 장모씨가 소속된 감사원은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씨가 USKI에 남편과 자신이 재직하는 감사원을 앞세워 방문학자로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며 “USKI 예산 지급 중단 사태의 당사자로 지목 받는 김기식 전 의원(전 금융감독원장)의 보좌관 출신 홍 행정관의 부인이 전형적인 갑질이자 지위를 이용한 강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증거로 장씨가 지난해 1월 28일 USKI측에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장씨는 “자신이 아는 한 남편과 김 전 의원은 귀하의 기관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김 전 의원의 행동이 당신의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이를 중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장씨는 “자신을 받아들여 주는 결정에 대해 감사원이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장차 감사원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이 교류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라고 이 의원은 전했다. 장씨는 해당 이메일을 보내고 한 달 뒤 USKI 방문학자로 발탁돼, 1년을 보낸 뒤, 올해 3월 귀국했다.
이 의원은 “한국 정부의 예산을 받는 기관에 한국 정부기관의 예산결산을 감사하는 감사원과의 관계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방문학자로 뽑아달라고 했다”면서 “해당 기관은 ‘당근이자 압력’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씨는 올해 3월 복직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파견관으로 근무 중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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