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떨떠름한 반응…마지 못해 칭찬하면서도 반대 입장 고수
백악관 공화당, 인준 관철 위해 비밀 방북 적극 활용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비밀 방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가시권에 올려 놓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국무장관 인준은 여전히 가시밭길에 놓여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상원 인준을 관철시키기 위한 호재로 비밀 방북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폼페이오 지명자의 방북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상원 외교위의 크리스 머피 의원은 18일(현지시간) MSNBC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이 잘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우리 모두는 이것(방북)이 좋은 것이고 트럼프 정부가 정상회담에 앞서 무언가를 노력하고 있고, 아마도 실패 보다는 성공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방북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전히 국무장관 인준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의원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야당 간사인 자신에게도 방북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팀 케인(버지니아) 의원은 “그는 무수한 반외교적인 발언 기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의원들이 폼페이오 내정자의 방북을 마지 못해 칭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백악관과 공화당은 그의 방북을 국무장관의 자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치켜세우며 의회 인준 관철을 위한 핵심 카드로 내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오찬장에서 폼페이오의 방북을 언급하며 "김정은과 잘 지냈다"고 치켜세우며 “훌륭한 국무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상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의 톰 코튼(아칸소)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폼페이오가 너무 호전적이라고 비판했는데, 방북해 김정은을 만난 것이야말로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인준안 부결시 정상회담의 준비와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폼페이오 지명자의 외교위 인준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상원 외교위는 공화당 11명, 민주당 1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은 투병 중이고 랜드 폴 공화당 의원이 반대 입장을 보여 반대가 한 표 많은 상황이다. 상원 외교위에서 인준안이 부결되더라도 밥 코커(공화ㆍ테네시) 외교위원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달아서라도 인준안을 상원 본회의 표결로 넘길 수 있다. 공화당이 다수인 본회의에선 폼페이오 지명자의 비밀 방북이 민주당 표심에 영향을 미쳐 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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