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56%가 사고 원인 지목된
팬 블레이드와 같은 종류 사용
항공사들 비공개 점검 후 운항
즉시 정보 공개한 외국社와 대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들이 17일 불시착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의 파손된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필라델피아=AP연합뉴스

미국에서 엔진 폭발로 한 명의 사망자를 낸 보잉 737기와 동일 엔진을 사용하는 여객기가 국내에서도 127대가 운항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사고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객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자체 점검 후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왼쪽 날개에 있는 엔진 폭발로 지난 17일 미국 필라델피아공항에 비상 착륙한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은 보잉사에서 제작한 737기 여객기로, 미국ㆍ프랑스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의 ‘CFM56-7B’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 엔진은 1997년부터 사용돼 현재 전 세계에서 8,000기 이상 운항 중이다.

국내도 보잉 737기 127대가 주로 단ㆍ중거리 노선에 투입되는데, 대부분 CFM56 계열 엔진을 사용한다. 대한항공이 37대로 가장 많고, 제주항공 32대, 진에어 21대, 티웨이항공 19대 등 순이다. 국토부는 사고 다음 날인 18일 9개 국적사를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보잉 737기에 대해 엔진 모니터링 강화, 부품점검 시행 등을 지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별점검을 벌여 그 결과를 한 달 내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토부 중간조사 결과, 국내 항공사 보유 보잉 737기 127대가 총 270개의 엔진을 사용(보수 감안 여유 엔진 포함)하는데 이 중 55.9%인 151개가 유력한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팬 블레이드(날)와 같은 팬 블레이드를 사용한 엔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67.0%가, 티웨이항공은 19대 모두 사고기와 같은 팬 블레이드를 사용 중이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이런 사실 공개를 꺼리며 점검도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사고 항공사도 운항 전 점검에서 이상 현상을 발견 못 한 데다, 점검에서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지속적 진동에 의해 발생한 균열이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이 부분은 사전에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고,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고객 불안감이 커질 수 있어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는 점도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항공사들은 사고기와 동일 기종의 자사 여객기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서며 이를 즉시 공개했다. 일본항공(JAL)은 자체 보유한 보잉 737기 중 2대가 사고기와 똑같은 팬 날개를 사용한다고 밝혔고, 유럽에서 보잉 737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아일랜드 라이언에어는 전체 440대 중 최소 70대가 해당해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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