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에 따라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차등 적용하는 ‘기업규모별 부담금 차등제’가 도입된다.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따른 ‘직업적 장애기준’도 마련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재로 19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 확대 및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담은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장애인 고용정책은 1991년 도입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근간으로 한다. 제도는 장애인 일자리의 양적 성장을 목표로 했고 실제 장애인 고용률도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장애인 취업자의 68.2%가 50인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고 월 평균 임금도 전체 인구의 70% 수준에 정체되는 등 일자리의 질은 보장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우선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도록 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상시근로자 1,000명이상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률이 21.4%로 300인 미만 기업(47.8%)보다 낮은 상황. 정부는 기업 규모에 따라 부담금 기초액(현행 최저임금 60%)을 차등 적용하는 ‘기업규모별 부담금 차등제’를 도입해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의무고용 이행률이 낮은 기업이 부담금을 더 많이 내도록 미이행 수준별 부담금 가산율도 최대 50%로 올린다.
의무고용 이행률 향상을 위해 기업이 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에 도급하는 경우 장애인 고용에 기여한 것으로 간주해 부담금을 감면하는 ‘연계고용제도’도 확대된다. 또한 기업이 장애인 근로자에게 채용 전제의 직업훈련을 제공하면 훈련인원의 일정비율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고용기여 안정제도’도 신설된다.
정부는 또한 중증장애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 적용제외제도도 전면 개편해 2021년부터 중증장애인이라도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받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장애인 고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용장려금도 인상한다. 중증장애인 근로자에게는 근로 시 교통비 등으로 지출하게 되는 부대비용을 직접 지원해 근로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증ㆍ여성ㆍ장년ㆍ청년 등 장애인의 특성에 맞춘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우선 2022년까지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는 것에 맞춰 장애인의 직업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직업적 장애기준’을 마련하고, 일반사업체에서 장애인이 현장훈련을 한 후 취업하는 ‘중증장애인 지원 고용사업’ 도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육아 등을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여성 장애인을 위해 월 60시간 미만 일자리도 시간에 비례해 의무고용으로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새 정부의 첫 장애인 일자리 대책으로서 장애인 눈높이에 맞는 정책 수립을 위해 17차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담으려 노력했다"며 "현장과 지속 소통해가며 차질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ê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