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는 지난 1989년 1세대 디스커버리 출시 이후 랜드로버 SUV 중 가장 터프하고 강인한 존재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28년 동안 누적 판매 120만대를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 랜드로버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에 새로운 변화를 도모했다.
지난해 7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올 뉴 디스커버리는 그 동안 1부터 4까지 이어온 ‘넘버링’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움을 의미하는 ‘올 뉴(All New)’를 앞세웠다. 그리고 과거의 디스커버리와는 사뭇 다른, 조금 더 현대적이면서도 랜드로버의 최신예 기교를 가득 담은 존재임을 과시했다.
다시 한 번 올 뉴 디스커버리의 시트에 몸을 맡기고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기로 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만큼 기존의 디스커버리를 뛰어 넘기 위해 많은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히 ‘디스커버리의 전통’이라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내는 영국 브랜드 특유의 아집과 같은 열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알파인 루프로 명명되어 있는 디스커버리 고유의 계단식 루프 디자인과 디스커버리 만의 비대칭 테일 게이트를 적용해 랜드로버 속에서 ‘디스커버리’가 가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디스커버리 고유의 요소를 제외하고 본다면 차량을 감싸고 있는 디자인은 말 그대로 최신 랜드로버의 감성이 온전히 담겨 있는 모습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랜드로버 고유의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를 그대로 채용했으며 이에 호흡을 맞추는 전면 범퍼 역시 깔끔한 이미지다. 덕분에 디스커버리가 ‘레인로버화’ 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측면 역시 마찬가지다. 직선의 중심이 되는 디자인으로 담백한 모습을 하지만 넘버링 시절의 디스커버리 대비 한층 깔끔하고 정숙한 모습이다. 오프로더의 아이덴티티가 많이 사라진 셈이다. 한편 후면 역시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조된 구성으로 새로운 시대의 디스커버리 임을 완연히 과시한다.
다만 후면의 비대칭 트렁크 게이트는 ‘굳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어쨌든 이러한 디자인으로 인해 오프로더의 감성, 다부지고 터프한 느낌의 디스커버리를 추구하던 마니아들에게는 ‘변심’이라고 지적 받을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체격을 본다면 기존 디스커버리 4대비 더욱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올 뉴 디스커버리는 무려 4,970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통해 기존의 디스커버리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여기에 한편 전폭과 전고 역시 2,000mm와 1,850mm로 대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차량의 공차중량은 2.5톤에 이른다.
레인지로버를 엿보는 디스커버리
랜드로버 올 뉴 디스커버리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러운 7인승 SUV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실제 육안으로 보았을 때 레인지로버의 하위호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감성과 여유로운 감성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가죽이 실내 곳곳을 채우고 있어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세련된 감성의 스티어링 휠이나 첨단 기술 및 편의성을 강조한 디지털 계기판 등 다양한 기능이 효과적으로 배치되어 만족감을 대폭 끌어 올린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구성과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인컨트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트림에 따라 전좌석 히팅 기능 등 구성 및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자랑한다. 여기에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들에게 우수한 사운드를 선사하는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공간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한편 큼직한 체격을 가진 차량으로서 7명의 탑승자를 위한 여유를 더했다. 2+3+2 시트 구성을 가진 올 뉴 디스커버리는 고급스럽게 제작된 시트와 풀사이즈 2열, 3열 시트를 탑재해 성인 7명이 장거리 여행까지도 가능한 차량이 되었다. 다만 1열 시트부터 시트의 형태나 구성이 다소 서 있는 느낌의 착좌감을 갖춰 긴장감을 더하는 편이다.
대형 SUV에게 있어 적재 공간은 중요한 경쟁 기준이 된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올 뉴 디스커버리는 분명한 경쟁력을 갖췄다. 2열, 3열 시트는 전동으로 폴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3열 시트 폴딩 시 1,137L의 적재 공간을, 2열과 2열 시트를 모두 폴딩 시에는 2,406L에 이르는 넉넉함을 자랑한다.
보닛 아래 자리한 강력한 토크의 디젤 엔진
올 뉴 디스커버리의 보닛 아래에는 강력한 출력을 선사하는 Td6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258마력과 61.2kg.m의 토크를 내는 V6 3.0L 엔진으로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디젤 엔진과 비교하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엔진이다.
이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을 이루고 랜드로버의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한편 공인 연비는 9.4km/L(*복합 기준)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8.4km/L와 11.1km/L다.
오프로드에서 올라운더로 변한 올 뉴 디스커버리
견고하지만 이전보다 커지고 세련된 감성을 강조한 외형과 고급스럽고 섬세한 이미지를 연출한 실내 공간, 출력과 효율성의 균형을 맞춘 엔진을 비롯한 8단 변속기, 4세대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 풀 타임 4WD 시스템과 액티브 리어 록킹 디퍼렌셜 등의 다양한 요소를 갖춘 올 뉴 디스커버리는 말 그대로 '올라운더'가 되었음을 과시한다.
육중한 차체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드러내며 아이들링 상황에서도 정숙한 매력을 뽐내며 본격적인 주행의 시작을 알린다.
가속을 시작하면 풍부한 토크감이 돋보인다. 실제 올 뉴 디스커버리는 61.2kg.m의 넉넉한 토크를 과시하며 선 굵은 주행 감성을 연출한다. 차량의 무게가 워낙 무거운 편이라 아주 탁월한 편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대형 SUV가 질주하는 느낌은 제대로 잘 살아나며 또 그 출력 전개의 부드러움이 상당히 돋보이며 만족감을 높인다.
깔끔하게 포장된 온로드 구간으로 올 뉴 디스커버리의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먼저 느꼈던 점은 정숙하고 여유롭다는 점이다. 이전의 디스커버리는 다소 투박하고 둔탁한 감성이 강했다면 올 뉴 디스커버리는 정말 완성도 높으면서도 부드러운 감성을 드러낸다. 특히 8단 변속기의 부드러움은 정말 탁월한 수준이다.
한편 매력적으로 드러나는 점은 바로 '이러한 부드러움 속에서도 디스커버리 고유의 견고함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실제 주행을 할 수록 견고하게 조여진 차체의 느낌과 육중한 SUV의 존재감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에어 서스펜션과 견고한 차체는 우수한 조향 시스템과 어우러지며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온로드 위에서 올 뉴 디스커버리는 견고하고 기계적인 감성이 크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분명 플래그십 SUV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육중한 차체의 SUV가 과연 잘 달릴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물리적 한계는 존재하지만 충분히 우수한대응을 보인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올 뉴 디스커버리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온로드 주행을 위한 기술들이 더해졌다.
시승을 하며 기본적인 코너링에서는 에어서스펜션의 능숙한 대응으로 차분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으며 속도를 높여 고속 영역에 진입할 때에는 차체의 높이가 낮아지며 전고가 높은 SUV의 숙명과 같은 불안감이 해소시키는 '능동적인 대응'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브랜드의 새로운 존재, 올 뉴 디스커버리
고급스러운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가벼워진 차체, 그리고 여유로운 공간과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의 조합, 끝으로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다양한 제어 및 기능 등이 대거 포함되었다.
덕분에 새로운 올 뉴 디스커버리는 과거의 디스커버리와는 분명 다른 존재일지 몰라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올라운더 7인승 SUV로서 충분한 가치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존재였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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