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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조직 ‘키맨’으로 떠오른 필명 ‘서유기’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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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조직 ‘키맨’으로 떠오른 필명 ‘서유기’ 영장

입력
2018.04.19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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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다단계로 자금 조달”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1층 출입문에 박씨가 대표로 있는 플로랄맘 로고가 붙어있다. 김형준 기자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1층 출입문에 박씨가 대표로 있는 플로랄맘 로고가 붙어있다. 김형준 기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주범 김모(49·필명 드루킹)씨 등 재판에 넘겨진 3명 외에 또 다른 핵심 피의자 박모(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신청했다. 경찰은 박씨가 김씨의 댓글조작 주도 그룹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자금운영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김씨와 경공모의 활동자금 출처와 배후세력을 수사하는데 ‘키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서유기’란 필명으로 활발히 활동해 왔던 박씨는 이번 사건에 활용된 매크로(댓글 등을 한꺼번에 대량 입력) 프로그램을 구입한 장본인이자 오랜 시간 경공모 살림을 맡아온 조직 내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제20대 총선 직전인 재작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아내의 운전기사로 있던 장모(57)씨 계좌로 모두 200만원(3월 19일·4월 4일 각 100만원씩)을 입금했을 당시에도 박씨 명의 계좌에서 돈이 나갔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박씨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판매 수익이 대부분 경공모 운영자금으로 쓰인 비누·유산균음료·수입 원당 등 판매업체 ‘플로랄맘’ 대표도 박씨 명의로 돼 있다. 이 업체는 경공모의 오프라인 활동장소인 느릅나무 출판사(경기 파주시)와 같은 주소지다. 이로 미뤄 박씨가 사실상 운영자금 마련을 진두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운영에 쓰인 자금은 각종 강연료와 (플로랄맘) 물품 판매수익이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느릅나무 건물 1층에 붙은 플로랄맘 로고엔 느릅나무(ELM TREE)와 플로랄맘(FLORALMUM) 영문표기가 함께 적혀있고, 플로랄맘서 만든 제품(비누·샴푸바 등)엔 아예 느릅나무 로고가 새겨져 있어 두 조직이 이름만 다를 뿐 한 몸임을 가늠케 한다. 이들은 플로랄맘 제품 제작 때 노동력을 무료로 제공(노력봉사)하거나, 고가(비누 한 장당 최대 1만6,000원)에 다단계 형태로 판매하는 행태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를 통해 김씨가 주도한 여론조작 실체가 상당부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연배는 낮지만 김씨 못지 않은 이번 사건 핵심인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경공모 회원들이 노비·달·지구·태양·은하·우주 등 계급화가 된 조직에서 온·오프라인 활동 등을 통해 일정 자격을 갖추면 운영진 심사를 통해 승급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 조직의 실체를 파악해두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한 적 있는 회원들은 오프라인 모임을 할 때면 김씨 자신을 ‘추장’이라 부르도록 지시했으며, 이따금씩 황당한 내용의 철학이나 사상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어지러운 말(추측)들이 춤추고 있지만 누군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했고, 정부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쪽은 정부”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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