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특허정보시스템’ 수출
인구 100만명 당 특허건수 세계 1위
UAE에 행정업무 노하우 등 전수
중동서 ‘특허 한류 시대’ 개막 기대

1998년 대전정부청사로 이전한 특허청이 글로벌 지식재산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며 이른바 ‘특허한류 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특허를 포함한 산업재산권 출원규모는 46만여건으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국제특허출원(PCT)은 세계 5위 수준으로, 미국과 일본, EU,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5대 지식강국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허청은 1970년대 산업화로 산업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77년 상공부 특허국이 청 단위로 확대 개편돼 탄생했다. 개청 당시 산업재산권 출원건수는 연간 2만5,000여건에 불과했다.
특허청은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한 후 1999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기반의 전자출원시스템인 특허넷을 개통하며 특허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맞았다. 특허넷 개통으로 전국 어디서나 온라인 출원과 등록, 열람서비스가 가능해지며 선진 특허행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에 기반해 산업재산권 출원건수가 2016년 46만여건으로 18배 증가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국제특허출원(PCT)이 세계 5위이며, 미국 내 특허 출원도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 특허출원건수는 세계 1위다.
특허심사처리기간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1990년대 평균 3년3개월이던 특허심사 기간이 평균 10개월 수준으로 단축됐다. 이런 성과는 우수한 심사인력이 뒷받침되면서 가능했다. 심사ㆍ심판관 1,100여명 중 67%가 박사, 석사, 기술사,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돼 중앙행정기관 중 학력수준이 가장 높은 기관으로 꼽히고 있다.
특허청의 선진특허행정이 해외서도 주목받으면서 특허행정에서도 이른다 ‘한류시대’가 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기간인 지난달 25일 한-UAE 특허행정 업무 자립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협약은 한국 특허청이 UAE 특허청의 조직, 법률제도 정비, 직원역량 강화, 지식재산권 인식 제고 등 국가지식재산권 시스템 강화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UAE는 한국 특허청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2021년까지 특허행정 업무를 스스로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특허청은 2016년부터 한국형 특허정보시템을 구축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UAE가 채택한 한국형 특허정보시스템은 특허와 디자인 출원, 심사, 등록, 수수료 납부 등 특허행정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있다.
특허정보시스템은 한국국제협력단 원조형태로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프리카지식재산권 기구 등에 수출됐다. 특허시스템 수출과 함께 UAE에서는 특허심사대행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UAE는 연간 1,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지만 자체 심사 조직이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 심사관 5명이 2014년부터 현지에 파견돼 연간 450여건을 심사하고, 나머지 1,000여건은 국내로 들여와 특허청이 심사를 대행하고 있다.특허청은 UAE에서 입증된 한국형 특허시스템에 대해 이집트와 파라과이 등 다른 국가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 등 중동 인접국가들과는 이미 우리 특허정보시스템 수출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성윤모 특허청장은 “이번 UAE 특허정보시스템 개통식과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지식재산 기반 경제성장 모델이 중동국가들에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UAE 등 중동지역 국가가 지식재산 제도를 선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지식ㆍ기술협력 시대를 열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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