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세대(5G)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차량 자체에 대한 기술만으로는 돌발사고를 피하지 못하지만, 초고속 네트워크로 그 한계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KT는 5G 자율주행 플랫폼을 위한 기반 기술로 ▦5G 인프라 ▦5G-V2X(5G 기반 차량과 사물 간 통신) 기술 ▦정밀 위치 측정 ▦지능형 관제 시스템을 꼽았다. 18일 전홍범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은 “2020년 자율주행 시장이 개화하고 2035년에는 도로 위 차량 중 75%가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며 “KT는 5G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5G 기술 중 핵심인 ‘빔 트래킹’ 기술을 고도화한다. 지금은 통신 접속을 위한 전파를 쏠 때 특정 범위에 쏘지만 빔 트래킹 방식을 쓰면 전파를 수신하는 기기를 전파가 스스로 추적할 수 있다. 즉, 도로 위 차량의 움직임을 쫓아다니면서 전파를 쏴 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5G-V2X의 경우 신호등 등 교통 인프라와 차량이 통신으로 연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1~7ms(millisecond, 1000분의 1초)다. KT 관계자는 “기존 자율주행보다 응답속도가 대폭 짧고 네트워크를 가상으로 분할하는 기술까지 접목하면 차량 전용 가상망이 구축돼 자율주행이 필요로 하는 보안성과 안정성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KT가 2015년부터 개발해 온 정밀 위치 측정 기술은 위치를 30㎝ 단위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최근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정확한 위치와 차량이 수집하는 각종 정보가 5G망을 타고 전달되면 지능형 관제 시스템 서버에서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해 차량과 교통신호 등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이 4대 핵심 기술을 담은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구축해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는 5월부터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경기 성남시 ‘판교제로시티’에서 5G 자율주행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홍범 전무는 “자율주행에 5G를 연결하면 지금보다 성능이 훨씬 개선될 수 있다”며 “기술이 집약된 플랫폼을 완성해 자율주행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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