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이던 제3자 뇌물수수 무혐의
채용개입 의혹 등도 혐의 없어
현광식(56) 전 제주도 비서실장과 관련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쟁점이 됐던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현 전 비서실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부정수수)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현씨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친구인 건설업자 고모(56)씨에게 부탁해 지난 2015년 2월부터 11개월 동안 민간인 조모(59)씨에게 매월 250만원씩 모두 2,750만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씨가 당시 비서실장 직위와 상황 등을 고려하면 정치 활동 대상자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돈을 주도록 부탁한 행위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으로 보고 이같은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현씨의 부탁을 받고 돈을 준 건설업자 고씨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경찰은 쟁점이 됐던 현씨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제3자 뇌물수수는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입증돼야 하는데 인허가와 사업수주 등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부분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현씨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도내 모 기업 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였지만 대가성이 없고 알선 여부도 입증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 현씨가 공무원 ‘블랙ㆍ화이트리스트’ 작성과 민간인 사찰 지시를 했다는 의혹 역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민간인 조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 무혐의 처분됐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2014년 민간 업자에게 지역 행사 수주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며 2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수, 변호사법 위반)가 드러나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조씨가 현 전 실장의 제3자 뇌물수수와 공무원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제기하며 불거졌고,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수사에 들어가 40여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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