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두경민(왼쪽), 서울 SK 최준용(오른쪽)/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이토록 손에 땀을 쥐었던 것은 오랜만이다. 시리즈 승부가 뒤집히면서 또 다시 뜨거운 승부가 예고된다.
서울 SK가 지난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원주 DB를 98-89로 꺾어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1승만 더하면 우승컵을 거머쥔다. 적지 원주에서 2패(1ㆍ2차전) 뒤 의미 있는 첫 승을 수확해 자신감을 높였고, 홈경기 혜택 논란에서도 벗어났다. SK는 18일 다시 홈 잠실학생체육관으로 DB를 불러들여 승리 잔치를 벌일 꿈에 부풀었다. 반면 DB는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우승한다.
정규리그 2위 팀이 1위 팀을 꺾고 우승한 사례는 1999-2000시즌 2위 SK가 1위 현대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 마지막이다. 18년 만에 다시 한 번 SK가 순위 뒤집기에 도전하며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쓰려 하고 있다.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SK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5차전에서는 약점을 보이던 3점 슛마저 폭발하면서 ‘양궁 농구’로 시리즈 승부를 뒤집었다. SK는 이날 3점 슛 15개를 폭발시켜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3점 슛 성공 2위(2014-2015시즌 전주 KCC)와 타이를 이뤘다. 이 부문 1위는 2015-2016시즌 울산 현대모비스가 기록한 17개이다.
문경은(47) 서울 SK 감독의 큰 그림이 적중했다. SK는 빠른 스피드와 민첩한 몸놀림이 장점이지만 3점 슛에서 약점을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문 감독은 정규리그 후반 특별 훈련을 감행했다. “3점 슛이 메이드될 때까지 훈련을 끝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곧바로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지만 꾸준함으로 발판을 쌓으며 인내했다.
속이 꽉 차오른 봉우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아름답게 터졌다. 5차전에서 테리코 화이트(23점)와 제임스 메이스(25점), 최준용(14점), 이현석(11점)이 3점 슛 2개씩을 폭발시켰고 김민수(10점), 최원혁(3점), 안영준(4점)도 1개씩을 성공했다. 이날 3점 슛 총 27개 시도 중 15개가 림을 통과해 성공률 56%를 자랑했다. DB는 37개 중 11개를 넣어 성공률 30%를 기록했다. 두경민(27ㆍDB)이 홀로 3점 슛 6방을 뽑아내며 분전했지만 빛이 바랬다.
6차전에서 양 팀은 ‘마지막’이란 각오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관건은 체력과 집중력이다. DB는 이상범(49) 감독이 “선수들에게 뛰게 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사력을 다해왔다. DB는 6차전 승리를 노리면서 7차전에 뛸 힘도 비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호영(34)과 김주성(39)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 SK 역시 에이스 김선형(31)이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5차전에서 22분53초를 뛰었지만 4득점에 그쳤다.
DB는 4년 전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선 저력으로 SK에 맞선다. 2013-2014시즌 54경기에서 13승 41패, 승률 0.241로 최하위(10위)에 그쳤던 DB는 지난 해 4월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마술 같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시즌 54경기에서 37승 17패, 승률 0.685로 1위로 도약하며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DB 돌풍’이 우승으로 완성될 지 기대를 모은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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