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히 높은 수준에서 직접 대화”
트럼프-김정은 대화로 해석 혼선 빚기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부활절 주말(1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비밀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아주 높은 수준, 극히 높은 수준(extremely high level)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왔다”며 말해 대화 상대와 주체를 두고 여러 궁금증을 낳았다.
소식통은 폼페이오 지명자의 북한 방문에 대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직접 대화의 토대를 닦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향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미뤄보면 미국은 폼페이오 지명자의 북한 방문을 통해 이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최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비핵화 조건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WP 보도에 앞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부 관리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얘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극히 높은 수준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왔다’고 말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과 대화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혼선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후 아베 신조 총리 부부와 산책을 가진 뒤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나눴냐”를 포함한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그렇다(yes)”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답이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백악관 공동 기자단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 부부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시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호하게 답하며 “최고위급 수준”이라고 반복했다. 이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과 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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