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랠리서 성공하는 업체
높은 기술적 신뢰도 갖게 돼
브랜드 이미지 ↑ 판매량도 ↑
#
아우디 상시 사륜구동 '콰트로'
WRC 우승하며 '효자' 모델로
현대차 i30Nㆍ쌍용차 티볼리도
각종 랠리서 우수한 성적 뽐내
현대차 고성능 라인 ‘N’의 첫 모델 ‘i30N TCR’이 지난 8일 글로벌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인 ‘2018 WTCR(World Touring Car Cup)’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우디의 ‘RS3 LMS’, 폭스바겐의 ‘골프 GTi’, 혼다의 ‘시빅 TypeR’ 등 유명 고성능차들과의 경합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i30N TCR은 양산차인 i30N을 세계 어느 서킷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개선한 첫 판매용 경주차”라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자연스레 고성능차 제작 기술도 인정받게 된다”고 말했다.
모터스포츠는 완성차 업체가 기술을 뽐낼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주요 대회에서 성적을 낸다는 건 그만큼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차를 생산한다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유명 차 브랜드들은 주행의 기본이 탄탄한 차를 생산한다는 이미지를 심는 효과를 톡톡히 봐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다. 198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후, 82년 세계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우승하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가져온 사륜구동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 후 다른 업체들도 상시 사륜구동 승용차를 내놓고 있지만, 아우디 콰트로의 판매량을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제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모터스포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팀을 꾸려, 주로 WRC 등 양산차 기반 차종이 겨루는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i30N TCR도 i30N 2.0 터보 엔진을 경주용으로 튜닝해 최대출력(330마력)을 55마력 높인 차다. 이번에 우승한 WTCR은 양산차 제조사의 직접 출전은 금지하는 대신 제조사의 경주차를 구매한 고객인 프로 레이싱팀이 출전했다. 현대차 i30N은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며 탄탄한 주행 기본기를 증명한 덕에 유럽시장에서 올해 판매 목표를 150% 초과한 587대를 2월까지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산차 대회에 출전해야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고, 차의 우수성도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도 내구성 좋은 SUV를 생산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9년 만에 세계 최고 권위 오프로드 자동차 경주대회인 ‘다카르 랠리’에 다시 참가했다. 지난 1월 페루 리마에서 시작돼 볼리비아 라파즈를 거쳐 아르헨티나 코르도바까지 9,000여㎞에 이르는 14개 구간을 ‘티볼리 DKR’로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이 차는 티볼리 디자인 기반의 후륜구동 랠리카로 개조된 차량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참가 팀의 절반만 완주할 정도로 험난한 레이스였다”며 “사고 없이 완주에 성공해 쌍용차의 뛰어난 기술력을 재확인했으며 보다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참여해 SUV 명가, 사륜구동의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모터스포츠에 후원을 늘리고 있다. ‘펀 드라이빙’ 카 이미지를 선점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내 최상급 대회인 ‘2018 슈퍼레이스’의 최상위 클래스인 슈퍼 6000에 캐딜락이, M클래스에는 BMW코리아가 후원사로 참여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올해부터 용인 에버랜드와 협약을 맺고 스피드웨이를 ‘AMG 스피드웨이’로 운영하며 모터스포츠 체험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모터스포츠에서 성공하는 업체는 보다 높은 기술 신뢰도를 갖게 돼 결국 브랜드 이미지 신장과 동시에 판매 촉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