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기 연속 안정적 성장 이어가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우려 속에서도 1분기에 6.8%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내수 증가와 서비스업 발전에 따른 것이어서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마찰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설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수출 증가세 둔화, 금융리스크 억제, 환경 규제, 대미 무역갈등 등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도 여전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9조8,783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 ‘6.5% 정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며, 11분기 연속으로 성장률 6.7∼6.9% 구간을 유지함으로써 안정적인 중ㆍ고속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수출 우려 둔화 속에서도 선방한 것은 소비가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3월 소매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9.7%를 상회했고, 특히 1분기 전체 온라인 소비는 같은 기간 35.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1분기 소비지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77.8%에 달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여도(58.8%)보다 19%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또 3차 서비스산업의 성장률도 1차 농림어업(3.2%), 2차 제조업(6.3%)보다 훨씬 높아 산업구조 전반의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싱즈훙(邢志宏)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국민경제가 온건한 가운데 호조를 보이는 추세가 유지됐고 산업고도화와 품질ㆍ효율성 개선이 이어지면서 양호한 경제운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미 무역 마찰이 중국 경제를 쓰러뜨릴 수도 없고 중국 경제의 건강한 발전 추세를 바꿀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기업들의 부실 대출과 지방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리스크, 민간투자의 활력 부족, 환경 규제 강화, 미중 간 무역마찰 등이 꼽힌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중국 경제는 금융리스크 해소와 환경오염 감축 등의 정책목표 달성에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미중 통상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성장률이 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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