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연대 등 보건의료 NGO 20여 개 단체 참여
“고인 ‘태움’희생”… 병원 측 사과 및 경찰 재조사 촉구
병원 내 ‘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아산병원 고 박선욱 간호사 사건 재조사와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간호사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20여개 보건의료단체들은 17일 “고 박선욱 간호사는 이른바 병원 내 ‘태움’으로 희생됐다”며 경찰의 사건 재조사와 서울아산병원 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유족과 남자친구, 동료 간호사 등 모두 1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박 간호사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병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직장 동료들의 폭행ㆍ강압 등 직접적인 가혹 행위는 없었다며 지난달 19일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고 박선욱 간호사는 입사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입간호사로, 담당환자의 배액관 사고가 발생한 후 사망하기 전까지 혼자서 무려 600회 이상 의료소송을 검색하는 등 압박감과 불안감에 시달렸지만 병원 측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태움, 인력 부족, 미흡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장시간 노동 등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자와 시스템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고인의 산업재해 신청, ‘박선욱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와 서명운동과 함께 다음달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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