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 등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되며 전방위 사퇴 압박을 받아 온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취임 15일 만에 사의를 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김 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위반이라고 결론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개혁성향의 김기식 원장까지 물러나면서 새 정부 들어 임명된 금감원장 모두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금감원은 16일 김기식 금감원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금감원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 지 보름 만에 물러나는 셈이다.
김 원장까지 물러나면서 새 정부 들어 임명된 금감원장 모두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앞서 금융권 채용비리를 척결하겠다며 앞장섰던 최흥식 전 원장은 되레 하나금융 사장 시절 대학 동기의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 6개월 만에 낙마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청와대가 낙점한 김기식 원장 역시 각종 비리로 물러나게 되면서 금감원을 향한 시선은 더욱 싸늘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어수선해진 금감원 분위기를 다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선 인사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증에 공을 더 들일 수 밖에 없다. 최근 김 원장이 금감원 내부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는데, TF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개혁을 위해 임명된 원장에 대한 내부 기대치가 높았는데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물러날 처지에 놓여 있어 직원들도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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