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
외국인은 항공사 임원될 수 없어
국토부 “문제 없는지 조사중”
대한항공 “조 전무 대기발령조치”
조현민(35)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의 ‘갑질 논란’이 ‘국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항공운송사업 임원이 될 수 없는데도 국적이 미국인 조 전무가 대한항공 임원을 맡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무가 임원으로 선임된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조 전무는 1983년 8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지니고 있다. 미국식 이름은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항공법에 따라 대한항공 임원에 조 전무가 포함된 건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며 “대한항공은 이를 피하기 위해 조 전무를 미등기이사로 남겨두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16일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잔을 던진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 조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 발령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찰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 전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대한항공 관계자와 광고대행사 회의 참가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결과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간부 직원을 향해 물컵을 던졌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조 전무가 해당 직원에게 물을 뿌렸는지 아니면 (물컵이 땅에 떨어지면서) 튀었는지는 조금 더 따져볼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새 노동조합 등 대한항공 3개 노조는 공동성명을 내고 조 전무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경영층의 갑질 논란과 회사(대한항공) 명칭회수에 대한 국민청원 속에 일선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해 온 2만여 명의 직원들조차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기에 이르렀다”며 “나아가 6만 가족들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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