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 파괴 소통경영 눈길
토크콘서트 형식 취임식 이어
직원과 함께 식사하며 애로사항 청취
전통시장 방문 “지역경제활성화 앞장” 약속

노타이에 와이셔츠, 소매도 반쯤 걷어붙였다. 단상 대신 임직원들이 앉아 있는 좌석 앞에, 통로에 섰다. 핸드 마이크 대신 이어 마이크로 두 손을 자유롭게 했다. 그리고, 조직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지난 5일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열린 정재훈 신임 사장의 취임식 한 장면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소통’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종전까지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취임식에 이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현장 방문, 지역민과의 소통으로 한수원 임직원과 지역사회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취임식에서 정 사장은 자신의 경영철학과 한수원의 나아갈 길을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풀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통철학이 투영된 듯 했다. 직원들과의 직문직답을 통해 의문을 풀었고, 거리를 좁혔다. 한 직원은 “일단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며 “한수원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에너지기업으로 위상을 다지는 데 적임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서 정 사장은 “에너지 전환 정책은 60년 이상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탈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울진 한울원전본부에서도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임직원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어 직원 사택 식당을 방문, 직원들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3일 뒤 13일엔 경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1호기와 원전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와 함께 그는 전통시장인 경주 중앙시장과 경주상공회의소를 찾아 지역 상공인과 영세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한수원이 앞장설 것임을 약속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적잖게 힘든 시기에 놓인 한수원 미래의 바로미터격인 사장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화두를 던지고 격식 없는 탈권위주의 행보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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