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개교 운동장에 억제제 뿌리고
도로엔 살수차ㆍ분진흡입차 동원
대기 중인 선박 시동 중단하도록
선박용 육상전원공급장치도 설치
지난 9일 인천 중구 광성중ㆍ고등학교 운동장. 탱크로리 차량 1대가 특수액체를 운동장 구석구석에 뿌리고 있었다. 이 액체는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해 운동장이나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는 먼지 억제제다.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겹쳐 뿌연 하늘이 일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인천시는 이 같은 먼지 억제제 살포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에는 6억원을 투입해 87개교에서 시행했는데, 올해는 9억2,000만원을 들여 다음달까지 122개교 운동장에 먼지 억제제를 뿌릴 계획이다.
인천시는 연말까지 13억원을 들여 57개 구간 도로 16만1,612㎞에서 살수차 18대와 분진흡입차 4대를 동원해 비산 먼지 제거 작업도 벌인다. 지난해 27개 구간 도로 10만5,123㎞에서 살수차 15대를 동원해 물청소 작업을 했던 것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구ㆍ군과 121개 민간업체 도로 청소 차량 164대 등을 모니터링해 효율적인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도 올해부터 운영한다.
인천시가 이처럼 도로와 초ㆍ중ㆍ고 운동장에서 날리는 먼지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은,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2014년 인천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배출원 1위는 ‘도로, 나대지 등에서 날리는 먼지(29.5%)’였다. 뒤를 이어 발전ㆍ난방 등 에너지사업(20.7%), 선박ㆍ항공 등 비도로 오염원(18.6%), 화물ㆍ승용차 등 도로 오염원(13.4%) 순이었다.
인천지역에서 대기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지자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천항만공사는 부두에 들어온 대형 선박에 전기를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시설(AMP)’ 설치를 마무리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석탄하역부두에 접안하는 18만톤 규모 석탄운반선 로즈마리호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6600V급 고압 AMP 시설 도입은 국내 최초다.
AMP는 부두에 들어온 배들이 냉동고, 공조기 등을 가동하기 위해 벙커C유 등을 쓰는 엔진을 돌리면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95% 이상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과 유럽연합(EU) 등은 AMP 설치를 이미 의무화했다.
항만공사는 연안부두와 북항, 남항, 신항 관공선 부두 69곳에서 소형 선박용 저압 AMP 시설을 이미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작년 한 해 초미세먼지 2.2톤, 질소산화물 125톤, 이산화탄소 8,073톤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카페리와 크루즈가 접안하는 국제여객부두와 신항 컨테이너 부두에도 AMP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외국산 자재에 의존하는 고압 AMP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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