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은 발언 공개… 美 향한 정치적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방북한 중국 고위인사에게 “중국 발전상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식 개혁ㆍ개방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난 14일 중국 예술단 단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중인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지난 방중 기간 중국이 달성한 놀라운 발전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중국 인민들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기뻤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모범 삼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찾아 중국 정보기술(IT)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전람회 등을 둘러봤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김 위원장의 개혁ㆍ개방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치적 의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겨냥하는 북핵 문제 해법이 북한의 현 체제를 보장하면서 개혁ㆍ개방으로 이끄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앞서 북중 정상회담 때도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체제 보장 약속과 함께 개혁ㆍ개방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중국의 김 위원장 발언 공개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 있어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의 정치적 후원자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쑹 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북중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변함없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쑹 부장에게 “북중 우호관계가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할 중요한 시점에 쑹 부장이 인솔하는 높은 수준의 대규모 예술단을 북한에 파견했다”면서 “시 총서기(주석)가 북한인민과의 우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에 쑹 부장은 시 주석의 안부를 전하면서 “시 총서기가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과 역사적 회동을 열어 중요한 공동인식을 달성했고, 북중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고 화답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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