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구속 수감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치소에서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으며 그룹 현안을 챙기기 시작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부터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 현안과 올해 사업 계획 등이 담긴 업무 보고를 서울구치소에서 면회 형식을 빌려 받고 있다. 업무 보고는 서면 형식으로 이뤄질 때가 많으나, 때때로 주요 임원들이 면회에 참석해 구두로 할 때도 있다. 신 회장은 보고를 받은 뒤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의견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옥중에서도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는 것은 사드 해빙 분위기가 고조되는 중요한 시점에 중국 롯데마트 매각 건 등 그룹 주요 경영 현안을 총수로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중국과 경제교류 냉각이 풀릴 기미를 보이면서 6개월째 지지부지하던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중국 유통기업인 ‘리췬(利群)그룹’ 등이 롯데마트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롯데 측과 매각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종 매각가와 구체적인 매각조건 등은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최종 재가를 해야 매각 절차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26일로 사업권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도 신 회장이 신경 써야 할 그룹 경영 현안 중 하나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5년 불공정 거래 논란으로 기존 5년이 아닌 3년 기한의 조건부 사업권 재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전(前) 대표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최근 허위 과장 광고 방송으로 과징금 징계를 받아 올해 심사 결과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다음 달 초 재승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챙겨야 할 그룹 경영 현안이 쌓여감에 따라 2심에서 그가 석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 경영은 업무보고 형식으로 처리를 하더라도 일본 롯데 경영 현안이 파악되지 않는 것에 신 회장이 우려하고 있다”며 “신 회장 부재가 장기화 될 경우 일본 경영진이 계속 협조를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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