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한 주 동안 잠실의 주인공은 최주환(30ㆍ두산)이었다.
그는 지난 3~4일 LG전부터 7일 NC전까지 홈에서 3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리며 두산의 3연승을 이끌었다. 16일 현재 최주환은 올 시즌 3개의 결승타를 때려 팀 동료 김재환(30ㆍ4개)에 이어 이 부문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그는 “야구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손에 잡은 글러브를 어루만지며 말을 이어갔다.
적시타를 바라는 팬들과 팀의 시선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득점권 상황. 그러나 최주환은 매번 타점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사실 작은 계기가 있었다. 작년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 무사 만루에서 맨쉽(33ㆍ전 NC)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쳤다. 이런 좋은 기억이 있다 보니 만루나 득점권 상황에서 덤덤하게 하려고 했다”고 들려줬다. 당시 최주환의 홈런은 4-6으로 몰린 6회에 터져 나와 승부를 역전시키는 결승타가 됐다.
올해도 NC를 상대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7일 잠실 NC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 1사 만루를 맞은 최주환은 좌전 안타로 역전 2타점을 올렸다. 앞서 3일 잠실 라이벌 LG와 2연전에서는 연장 11회 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2연패를 끊었고, 이튿날은 1-1 동점이던 4회 희생플라이로 앞서가는 1점을 만들었다. 올 시즌 그는 17경기에서 타율 0.284(67타수 19안타) 2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 최주환(가운데)이 지난 3일 잠실 LG전 연장 11회에서 끝내기 안타로 팀을 5-4 승리로 이끌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OSEN
비결은 ‘이미지 트레이닝’과 ‘힐링’이었다. 최주환은 “이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팀이 이길 운명이면 내가 희생플라이를 치든 홈런을 치든 이길 것이고, 질 상황이면 질 운명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가짐과 멘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 기대하고 그에 못 미쳤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2016년에 멘탈이 무너지면서 기록이 엄청 안 좋았다. 그래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만루 홈런을 치는 상상을 항상 했었는데 작년에는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 깜짝 놀랐다. 요즘에도 멘탈 트레이닝을 한다. 자기 전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유튜브에 좋은 영상이 많이 있다.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보고 듣는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올해부터 새로 생긴 ‘벤치 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무심한 듯 ‘툭’ 내뱉는 박철우(54) 벤치코치의 조언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최주환은 “벤치에 들어오면 옆에 같이 앉아서 ‘어깨가 조금 올라갔던데’ 하고 짧게 해주시는 말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들려줬다.

두산 최주환/사진=OSEN
최주환은 “예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이제 보이기 시작했다”며 후배 선수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나도 밑바닥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올라온 경우”라며 “어린 후배 선수들을 보면 공감대가 있다. 고등학교 때 다 잘 해서 올라오지만 프로에 와서 너무 잘 하려고 하다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연습장에만 갇혀있지 말고 쉴 때는 영화도 보고 편안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를 묻자 최주환은 지난 5일 개봉한 ‘바람 바람 바람’을 꼽으며 웃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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