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혐의를 받는 전 민주당원 ‘드루킹’ 김모(48)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말했다는 측근 증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 측근은 드루킹이 평소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이른바 ‘미투 낙마’가 청와대 고위급 관계자의 ‘작품’이라는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쳐왔으며,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논란 또한 “일본이 곧 침몰한다”는 드루킹의 황당한 추측에서 비롯된 요구였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 A씨는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 인터뷰에서 “(인사 청탁이) 잘 안 되자 (드루킹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해서 높였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경공모’는 드루킹 주도로 2015년쯤 설립된 인터넷 카페다. 부도가 난 유망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킨 뒤, 자신들의 활동 자금원으로 쓴다는 게 카페 목표였다고 한다. 공개, 비공개 카페가 나눠져 있고 비공개 카페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500명 정도였다고 한다.
A씨는 드루킹이 ‘송하비결’이라는 책을 통해 자신이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분석한 글을 자신의 블로그나 ‘경공모’ 카페에 종종 올렸다고 전했다. 특히 김경수 의원 측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지인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또한 ‘송하비결’을 통해 “일본 침몰”을 예언한 드루킹의 황당 주장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일본이 대침몰하고 나면 거기서 많은 피난민이 발생할 것 아니냐”며 “개성공단을 자신(드루킹)이 관리하는 특구로 만들어 일본 피난민들을 이주시키고, 거기서 나오는 자금이나 자산들을 자금원으로 쓴다는 게(드루킹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루킹이 이런 과정을 통해 정치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 했고, 이를 위해 진보 진영 인사들과 만난 것 같다고 해석했다.
A씨에 따르면, 드루킹은 청탁이 거절된 뒤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깎아 내릴 목적으로 일반 상식선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을 내세웠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에 문 대통령이 관여돼 있다”는 것이다. A씨는 “경공모 활동에서 (드루킹이 말했던 것 중) 가장 황당하다고 생각하는 게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핵심 멤버들이 제수이트(예수회)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문 대통령이 관여했거나 최소한의 당기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드루킹이 성폭행 의혹으로 사퇴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청와대 내 ‘예수회’ 멤버들의 작품이며 “이들이 현재 청와대를 장악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예수회를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처럼 ‘권력 뒤의 권력’ 같은 집단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A씨는 “어느 순간부터 (경공모가) 반사회적인 집단이 돼 갔다. 부디 거짓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드루킹이 진정한 달인이었다면, 어떻게 자신의 구속 사태는 예측하지 못 했느냐”고 꼬집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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