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3,9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종 저어새. 넓은 부리를 얕은 물에 넣고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기 때문에 ‘저어새’라는 이름이 붙었죠.
한국에서도 천연기념물 제 205호로 지정돼 보존이 필요한 동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저어새는 한국에서는 주로 경인만(인천 강화·영종, 북한 해주 일원) 인근에서 볼 수 있는데요. 2000년에는 저어새가 많이 사는 인천 강화군의 강화갯벌을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저어새의 개체수가 줄 수 있다는 ‘위험신호’가 감지됐습니다. 인천지역 환경보호단체 모임인 ‘저어새네트워크’는 저어새가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인천 남동구의 남동유수지를 2012년부터 모니터링해 왔는데요.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남동유수지에서 부화한 저어새가 다 자라 1년 후 둥지를 떠나는 ‘생존율’은 2012년 95%부터 점점 떨어져 2016년에는 75%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2016년에는 25%의 저어새 새끼가 생후 1년 안에 숨을 거뒀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85% 정도로 생존율이 올랐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바로 ‘저출산’인데요. 저어새들이 새끼를 3마리 이상 낳아 키우는 비율이 2010년 37.5%에서 2016년 7.4%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심지어 알을 낳아도 부화가 잘 되지 않아 번식률이 2012년 73%에서 2015년 56%까지 감소했습니다.
원인은 인근 공단의 폐수와 갯벌 매립입니다. 폐수는 저어새의 생활 환경을 어지럽힙니다. 또한 남동유수지 인근 송도갯벌 매립으로 저어새의 먹이터인 갯벌도 점점 줄어들고 있죠.
인천의 시조(市鳥)를 두루미에서 저어새로 바꾸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저어새는 인천을 대표하는 철새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저어새를 더 이상 인천에서는 보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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