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경비단 NLL인근서 단속 나서
수 크게 줄었지만 어민 불안 여전
봄 꽃게 조업 철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 이맘때에 비하면 중국 어선 숫자가 크게 줄었으나 사드 보복재제가 풀리기도 전에 들이 닥친 중국 어선에 어민들은 “본격적인 꽃게 조업이 시작되면 다시 늘 수 있다”면서 불안감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15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연평도와 대청도 등 서해 5도 인근 NLL 주변에 나타나는 중국 어선은 올 2월 하루 평균 2척에서 3월 4척, 이달 들어 11척으로 늘었다. 꽃게 주산지인 연평도와 대청도 어장에선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봄어기)과 9~11월(가을어기)에만 조업이 가능하다.
특별경비단이 13일 오후 8시 46분쯤 옹진군 백령도 서쪽 약 48㎞ 해상에서 나포한 35톤짜리 중국 동강 선적 저인망 어선 A호에는 허가 없이 잡은 꽃게 150㎏ 등 불법 어획물 2,750㎏이 실려 있었다. A호와 함께 불법 조업을 하던 다른 중국 어선 8척도 특별경비단에 의해 우리 해역 밖으로 퇴거 조치됐다.
이날 연평어장에서 꽃게 조업에 나선 한 어민은 “NLL 1.5㎞ 밖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 2척을 레이더로 확인하는 등 오늘 오전에만 중국 어선 4척이 조업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 출현이 이달 들어 잦아지고 있지만 2016년 봄어기와 지난해 3, 4월 많을 때는 하루 160~200여척이 서해 NLL 주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숫자가 크게 줄었다. 해경과 어민들은 불법 중국 어선 단속을 전담하는 특별경비단 창단이 지난해 4월 창단하고, 그물로 바다 밑바닥을 훑는 중국 저인망식 어선에 치명적인 인공어초 설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 불안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지난 겨울 한파로 어린 꽃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올해 (봄어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어민들이 위축된 상태”라며 “다행히 중국 어선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지만 아직은 조업을 시작하는 시점인데다, 야간을 틈 타 중국 어선들이 한 순간에 몰려들 가능성이 남아있어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경비단 관계자는 “꽃게 금어기가 풀리면서 중국 어선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 해역을 침범하는 불법 중국 어선은 해군과 합동으로 강력하고 단호하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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