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리 제4회 일본번역대상을 수상했다고 쿠온출판사가 15일 밝혔다. 번역자는 한국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적이 있는 일본의 한국 문학 연구가이자 번역가 요시카와 나기(吉川凪)씨다.
일본번역대상은 12월 1일부터 1년간 일본에서 간행된 번역서를 대상으로 선정하고, 독자들의 추천을 기준으로 1차 심사에서 18편을 선정하고 5편을 최종심사에 올려 전문 번역가 등이 대상을 선정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폴란드 작가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인형’과 공동 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열린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활발하게 번역되고 있다. 이번 대상에서도 1차 심사대상이었던 18편 중 ‘살인자의 기억법’ 외에도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과 편혜영 작가의 ‘아오이 가든’이 오르는 등 일본 내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 작품으로는 지난 2015년 박민규 작가의 소설 ‘카스텔라’가 대상을 받은 후 두 번째다.
번역을 담당한 요시카와씨는 “재미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소설을 일본어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는 곧 일본어권 독자들을 바로 감동시키는 역량을 가진 한국 작가들이 많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요시카와씨는 현재 박경리 작가의 장편소설 ‘토지’를 공동 번역하고 있다.
김승복 쿠온출판사 대표는 “2~3년 사이에 갑자기 한국 소설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이제서야 일본어로 많이 번역되면서 각 작품이 가진 역량을 일본어권 독자들이 알게 된 것”이라며 “작품들이 많이 소개가 되니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돼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쿠온출판사는 일본에 한국 문학을 꾸준히 번역ㆍ출판하고 있으며 케이북(K-BOOK) 진흥회를 만들어 한국 책을 일본 출판사에 중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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