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사진=상주 구단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군인 부대’라는 특수한 축구팀을 이끄는 상주 상무 김태완(47)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고충을 토로하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대거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당시 상주 코치였던 김 감독의 눈에도 탐나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프로 축구선수들이 숙원과 같은 군 면제 혜택을 받으면 받을수록 상주 축구단은 선수 수급에 허덕이는 관계에 놓여있다.
김태완 감독은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상주 축구단에 입대한 뒤 조금 할 만하면 나가 버리니까 선수 구성에 당연히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상주 소속 선수들은 현역들의 병역 기간과 똑같이 21개월을 보낸 뒤 복무를 마치면 원 소속 팀으로 다시 돌아간다. 군 조직이기에 외국인 선수를 등록시킬 수도 없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 구성을 위해 와야 할 선수들이 왔으면 한다. 작년에도 한국영(28)이 상주에 왔어야 하지만 무산됐다”면서도 “올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그래도 금메달 따야죠”라고 웃었다. 한국영은 2017년 상주 상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들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입대가 무산됐다.
상주는 원하는 선수가 있어도 영입이라는 제도가 아닌 선수들의 입대시기에 기대야 하고 그마저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게다가 외국인 용병 없이 K리그1 구단들과 순위 경쟁을 해야 하기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힘들고 어려워도 별 수 있나. 상주도 우승 해야죠”라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주는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을 11위로 마치며 강등권에 놓였으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극적으로 꺾고 3년 연속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하는 성과를 얻었다.

상주 상무 선수단/사진=구단 제공
김 감독의 목표는 좋은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유지시켜 팀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팀에도 좋고 제대 후 구단으로 복귀하는 선수에게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김 감독에게는 팀의 전력 유지와 함께 군인 신분인 선수들의 품위 유지와 생활을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그는 “현재 부사관 2명 중 1명이 결원돼 내가 행정 업무도 도맡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전 전지훈련 도중에는 상주 공격수 김병오(29)가 괌의 리조트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는 파문이 있기도 했다.
김태완 감독은 김병오 얘기에 한숨을 크게 쉬었다. 김 감독은 “참 말하기도 조심스럽지만. 먼저 책임자인 감독으로서 큰 책임과 잘못이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유죄 여부를 떠나 군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것 자체가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합숙기간 때 선수들의 돌발 행동 등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크게 자책하고 있었다. 그는 “김병오가 무죄를 받더라도 규율을 어겼고 숙소를 이탈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했다.
안팎으로 고민거리가 쌓여있지만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 설정만큼은 확실했다. 팀의 재도약과 군인다운 패기로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11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은 “인천전 승리가 앞으로 선수들이 좀 더 단단해지고 팀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박인비, 2R 공동 4위...LPGA 시즌 2승ㆍ통산 20승째 향해 순항
[카드뉴스] 역시 야잘잘!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에 성공한 선수들 누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