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할 수도 있지만 미국 주도의 이번 시리아 공격은 국제 무기시장에서 미국의 창과 러시아의 방패 중 어떤 것이 더 위력적인가를 보여주는 시험장이 됐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시리아에 대한 공습과 방어에 최첨단 공격용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동원된 무기는 시리아 인근 지중해 인근에 배치된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도널드 쿡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 구축함과 인근의 또다른 이지스 구축함에는 최대 12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탑재됐는데 이중 일부가 화학무기 연구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로 날아갈 것이라고 경고한 ‘스마트 미사일’이 실제로 날아든 것이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 군사력의 상징으로 인식돼왔다. 사거리 1,600㎞로 해상에서 핵탄두나 재래식탄두를 장착해 지상 표적을 공격하는 무기다. 위성항법장치(GPS)와 디지털영상 대조 유도장치(DSMAC) 등을 통해 꾸준히 성능이 개량됐다. 이제는 시차를 두고 산개돼 폭발하는 자탄(子彈) 분산형 모델까지 나와 적 공군기지 내 활주로와 전투기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2.5톤 무기를 장착한 채 1만5,000m 높이에서 시속 300㎞로 비행하는 최신형 무인공격기 MQ-9 리퍼도 가세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리아는 이번 공습에 러시아제 최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100개의 표적을 탐지해 36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으며 사거리와 요격속도가 각각 400㎞, 마하 12에 달한다는 게 러시아측 주장이다. 러시아는 토마호크는 물론 스텔스기와 일부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측의 주장에도 불구,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로만 보면 미ㆍ러의 창과 방패 대결에서는 미국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제 방공망이 가동됐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상당수 미사일이 실제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미국이 목표물로 삼았다고 밝힌, 화학무기 관련 연구시설 등에서 폭음과 화염이 목격됐다고 전했다.https://twitter.com/twitter/statuses/984972867828928513
물론 러시아 방공미사일 체계가 서방의 공격을 제대로 방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시리아 정부는 13기 혹은 20기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으며, 현지 주민이 SNS에 공개한 영상에도 지상에서 발산된 미사일이 공중에서 화염을 내며 다른 미사일을 요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신형 무기 성능대결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러시아와 시리아가 서방과의 전면전 가능성을 두려워하기 않고 반격에 나선다면, 250㎏ 무기를 장착하고 마하 2.5 속도로 해면밀착비행이 가능한 러시아제 대함미사일 야혼트(Yakhont)을 동원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이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곧바로 반격할 수 있는 무기란 점에서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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