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47분쯤 인천 서구 가좌동 한 화학공장에서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대응 3단계는 인접 지역 소방 인력과 장비까지 모두 동원하는 최고 단계 경보령이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곳은 지정폐기물 중간 처리업체인 이레화학공장으로, 폐유 등을 재활용하는 곳이다. 소방당국은 폐유 등이 공장 안에 있어 내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430여명과 펌프차와, 소방헬기와 구조차 등 차량 94여대를 현장에 투입해 화재를 진압해 큰 불길은 거의 잡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소방차 한대가 불에 타는 일이 벌어졌다.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현장에 접근하던 소방차에 화재 불똥이 튀면서 불이 붙었다. 놀란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기 위해 소방차로 달려갔지만 잠시 후 '펑' 소리가 나며 차량이 전소됐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이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전소된 소방차는 현장 바닥에 흐른 화학물질을 타고 불길이 옮겨붙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천 가좌동 화재는 공장에서 직원이 화학물질을 다루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이레화학공장은 지정폐기물 중간 처리업체로 주로 폐유·알코올 등을 재활용 처리한다. 이 업체가 위치한 가좌동 통일공단에는 모두 9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화재는 상당부분 진화돼 현장의 솟구친 검은 연기는 거의 사라진 상태지만 재활용물질이 있어 화재 진압에 애를 먹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이 인근 공장 등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300여명을 대피 조치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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